(현장+)대형 스크린에 선박 항적 빼곡…AI로 지구 반대편 적재물 실시간 모니터링

삼성SDS 물류 심장부 '판교 GCC'
일평균 선박 1700척 항공기 240대

입력 : 2024-10-20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의 고객사 짐을 싣고 가는 배 1704척, 항공기 236대가 보이네요.”
 
18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백현동 삼성SDS 판교캠퍼스 내 글로벌컨트롤센터(GCC)에 들어서자 정면 가로 7.4미터(m), 세로 1.4m 대형 스크린 좌측에 떠 있는 숫자에 대해 김업 삼성SDS 물류마케팅그룹장은 이같이 말했습니다.
 
대형 스크린에는 부산항에서 출발한 선박은 물론, 지구 반대편에서 최종 목적지를 향해 이동하는 선박과 항공기 경로가 실시간으로 띄워져 있습니다. 삼성SDS가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선박과 항공기 일평균은 각각 1500~1700척, 240여대입니다. 
 
이날 스크린 한 가운데엔 숫자 11, 41, 6이 표시됐는데, 이는 실시간 감지되고 있는 잠재된 리스크와 이상 징후를 의미합니다.
 
청록색으로 표기된 숫자 11은 이날 기준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홍수나 전쟁 등과 같은 잠재 위험을 나타낸 것입니다. 삼성SDS는 이같은 잠재적 위험 요소를 카운팅하는데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스크린 좌측 하단에 미 CNN 방송이 실시간으로 틀어져있는 것도 물류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를 전달받기 위해서입니다.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백현동에 위치한 삼성SDS의 글로벌컨트롤센터 내부 모습. (사진=삼성SDS)
 
물류 영향 잠재적 리스크 감지에 ‘AI’ 활용
 
삼성SDS는 하루 평균 발생하는 글로벌 뉴스 6만 건 중에서 물류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를 선별할 때 AI를 활용합니다. 이를 통해 6만 건의 뉴스는 70개로 획기적으로 줄어듭니다. 이 중 물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뉴스를 사람이 최종 선별합니다.
 
김 그룹장은 “기존 수작업으로 진행한 뉴스 선별 소요가 24시간에서 2시간으로 획기적으로 줄었다”면서 “줄어든 시간만큼 선별된 뉴스 기반으로 잠재된 위험 발생 시 어느 기간까지 제품이 지연되는 등과 같은 영향을 분석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파란색 41 숫자는 화주의 짐이 도난이나 파손 등의 이유로 도착 예정일을 지키기 어렵게 된 수치를 나타냅니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6은 항적 이탈과 같은 이상 징후가 발생한 건수를 뜻합니다. 이 같은 수치를 알 수 있는 것은, 국제법에 따라 300톤(t) 이상의 선박은 실시간 위치를 화주 등에게 공유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삼성SDS의 물류 사업은 컨테이너에 적재된 물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상 징후 감지 시 고객사에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런데 동시에 삼성SDS는 AI와 IT 기반으로 파악한 위치 정보를 통해 고객사가 판매 전략에 우위를 갖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한여름 태국에서 제조된 에어컨이 미국 뉴욕으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화주들은 재고 정보가 파악돼야 최종 유통업자와의 조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삼성SDS가 에어컨100대를 실은 컨테이너가 10월 20일에 도착하고, 추가 물량 100대가 2주 이내 뉴욕 부근 항만에 도착한다는 데이터를 화주에 제공하면, 화주는 미국 뉴욕 가전 판매점과 물량 계약에서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삼성SDS는 독일 H2 딜리버리와 '스마트 그린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삼성SDS 유튜브 갈무리)
 
탈탄소 돌파구 프로젝트 가동
 
삼성SDS는 거스를 수 없는 탈탄소 시대를 맞닥뜨린 기업들의 탄소 배출 저감을 돕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그룹장은 “많은 기업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면서 탄소 배출이 적은 선박이나 혹은 트럭 등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독일의 H2 딜리버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H2 딜리버리는 독일 수소 인프라 구축 기업으로 현대차의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SDS가 활용하는 H2 딜리버리의 수소전기운송트럭을 이용하면 연간 345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삼성SDS는 DHL·UPS·FedEx와 같은 세계적 수준의 물류 기업과 비교하면 상당히 늦은 후발주자입니다. 그럼에도 회사 전체 매출 절반 이상을 물류사업부문에서 창출할 수 있었던 건 회사 성장의 근간인 IT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김 그룹장은 설명했습니다. 삼성SDS는 삼성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계열사로, 2012년 물류 사업을 시작, 2017년 판교에 GCC 둥지를 텄습니다.
 
김 그룹장은 “경영진들이 물류에 IT를 접목하면 기존 업체들과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그것이 맞아떨어졌다”고 했습니다. 가령 사람이 에어컨 100대를 운반하려면 트럭 50대가 필요하다고 수작업으로 계산한다면, 삼성SDS는 IT 기술로 적재 시뮬레이션을 동려 실제로는 49대가 필요하다는 계산을 산출하는 식으로 비용 절감 경쟁력을 내세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SDS의 IT 기반 물류 사업이 빛을 발한 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2년이었습니다. 그해 회사는 항공 물동량 증가와 미주, 유럽의 물류 서비스 확대로 전년 대비 41% 증가한 11조2666억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올해 3분기 지능형 공급망 관리의 한 축으로 진화하고 있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 가입 고객은 1만4800개사를 돌파했습니다.
 
 
컨테이너에 물자들이 적재되기 전 삼성SDS의 지능형 물류 플랫폼 첼로스퀘어 시뮬레이션을 통해 빈공간을 최대 4%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글로벌 삼성SDS 유튜브 페이지 갈무리)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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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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