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제약·바이오 동행기)③프리시젼바이오 재정 압박…광동제약, 재무 지원 나설까

최성원 대표이사·설상현 CFO 등 이사회 합류
업계는 프리시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높아
현금창출력 하락에 마르는 곳간…지원 여부 관심

입력 : 2024-10-31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7:2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제약회사의 바이오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약사는 신약 개발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바이오기업은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를 기대하는 등 양측 모두 이점을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제약사 대표이사와 임원들이 인수된 바이오기업 이사회에 합류하며 경영 참여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제약사의 경영 참여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동시에 바이오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IB토마토>는 이사회에 참여한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바이오기업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과 경영 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광동제약(009290)이 본격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한 가운데,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와 임원진들이 프리시젼바이오(335810)의 이사회에 진출하면서다. 다만, 프리시젼바이오는 현금창출력이 꺾인 상황에서 현금 곳간도 말라가고 있어 광동제약이 재무적 지원에 나설지 주목된다.
 
(사진=광동제약, 프리시젼바이오)
 
최 대표 등 프리시젼 이사회 진출…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본격화'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프리시젼바이오가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광동제약의 최 대표와 임원진들이 이사회에 합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광동제약이 프리시젼바이오의 최대주주에 오른 이래로 약 두 달 만이다.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최 대표는 프리시젼바이오의 기타비상무 이사로 선임됐다. 여기에 설상현 광동제약 재무기획실장(CFO)도 프리시젼바이오의 감사로 신규 선임됐다. 광동제약에 소속된 인물 이외에도 최 대표와 대학 동기로 인연이 있는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이사도 기타비상무 이사에 올랐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 7월2일 프리시젼바이오의 기존 최대주주인 아이센스 외 3인과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납입일이 도래한 지난 2일 광동제약은 169억원을 쏟아 아이센스 외 3인의 지분 29.7%(344만9732주)를 취득했고, 곧바로 프리시젼바이오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광동제약은 비타500, 헛개차, 제주삼다수 등 음료의 매출 비중이 큰 기업으로, 업계에서는 제약회사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지적을 논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비엘헬스케어의 지분 58.74%(621만1054주)를 300억원에 인수했고, 올해는 프리시젼바이오의 최대주주에도 오르면서 본업 강화 행보를 보였다.
 
광동제약이 프리시젼바이오의 이사회까지 진출한 이유는 뚜렷하다. 체외 진단 기기와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프리시젼바이오의 면역진단 사업 부문에서 현재 개발 중인 혈액 기반 뇌졸중 현장진단 의료기기(POCT)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당 제품의 개발은 완료했으며, 인허가를 위한 임상이 남았다. 뇌졸중 중에서도 허혈성 뇌졸중을 타깃하며, 국내에선 뇌졸중 환자 중 약 80%가 허혈성 진단을 받기 때문에 장기적인 유망주로 꼽히는 것이다.
 
위혜주 한국투자증권 Ph.D.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속한 진단이 중요한 질환 특성상 병원 이송 전 현장에서 진단을 가능케 하는 해당 장비에 대한 수요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높은 수요와 달리 현재 시장에 뇌졸중 진단 혈액검사 방법이 없으며 고가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면역진단 사업 부문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금 곳간 말라가는 프리시젼…모회사 덕볼까 '관심'
 
이사회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 참여가 기대되는 가운데, 광동제약의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이룰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프리시젼바이오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및 단기금융상품 포함)은 72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체외 진단 기기 전문 기업으로, 지난 2020년 12월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 발행제비용을 제외한 순수입금 185억원이 회사에 유입됐고, 이에 2021년말까지는 231억원 규모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다.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한 영업손실이 유동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2021년 4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2022년(45억원)과 지난해(48억원)에도 적자가 지속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는 3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직전연도 동기(7억4616만원)보다 악화된 상태다.
 
저조한 수익성이 이어지다 보니 당기순손익으로 시작하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음수(-) 행진이 이어졌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2021년 영업활동으로 현금 46억원이 유출됐다. 이후 지난해 20억원까지 유출 폭을 완화했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영업활동으로 9억7500만원의 현금이 유입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2억2804만원) 유입된 현금액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최대주주와의 협력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이 보유한 넉넉한 유동성 자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SPA 형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프리시젼바이오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다. 다만, 광동제약은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재무적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말 연결기준 광동제약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및 단기투자자산 포함)은 1609억원이다. 지난해말(2062억원)과 비교해 줄긴 했으나, 자금을 지원할 여력은 충분히 남은 상태다.
 
다만,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광동제약의 자금 지원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광동제약과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지만, (자금 지원에 대해서는) 얘기를 별도로 한 적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으며, 광동제약은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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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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