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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프리시젼바이오(335810)가 전환사채(CB)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수년간 지속된 영업적자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자금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재 프리시젼바이오는 외형성장에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현금창출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중동시장 진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프리시젼바이오 전경.(사진=프리시젼바이오)
풋옵션 발동에 150억원 CB 발행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프리시젼바이오가 총 150억원 규모의 제2회차와 제3회차 CB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1회차 CB 절반에 대한 풋옵션이 발생하면서 실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 2021년 11월 제1회차 CB를 발행했다. 제1회차 CB는 150억원 규모의 4년물로, 2023년 11월부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당시 설정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로, 전환청구권행사에 유리했다.
당초 제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1만1400원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2년 2월 9670원으로 떨어졌고, 같은해 5월 9690원으로 소폭 올랐다. 이후 풋옵션 기간이 도래한 지난해 11월13일 프리시젼바이오의 종가는 5050원까지 떨어졌고, 이에 전체 CB 금액의 51%(77억원)가 상환됐다.
통상 CB를 발행하면 사채권자는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하거나 풋옵션, 만기 보유를 할 수 있다. 전환가액이 주가보다 높을 경우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주가보다 낮을 경우 풋옵션을 통해 원금을 돌려 받거나 이자율이 높으면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수익을 실현한다.
제1회차 CB의 잔여 금액은 73억원으로, 3차 풋옵션 기간은 오는 3월19일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프리시젼바이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등 포함)은 40억원 수준이다. 상장 당시인 2020년 246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던 것과 비교해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풋옵션이 발동했을 때를 대비해 제2·3회차 CB를 발행한 것이다. 제2회차 CB(120억원)는 발행이 완료됐으며, 제3회차 CB(30억원)의 납입일은 8일이다.
외형성장에도 수익성 악화
주가 하락으로 풋옵션이 발생한 가운데, 프리시젼바이오의 내실 다지기도 난항을 겪고 있다. 외형성장을 이뤘음에도 상장 이래로 영업손실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자회사로 인해 현금창출력도 회복되지 못하면서 프리시젼바이오의 내실 다지기가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프리시젼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직전연도 같은 기간(2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형성장을 이뤘음에도 판매비와 관리비율이 증가해 내실 다지기를 성공하지 못한 결과다.
프리시젼바이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은 162억원이다. 상장 이래로 2020년 87억원, 2021년 159억원, 2022년 205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꾸준한 외형성장을 이뤘음에도 판매비와 관리비 확대로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판매비와 관리비율(판관비)은 56.4%(91억원)을 기록했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 50.47%(81억원)를 달성했지만 신제품 출시 등으로 연구개발비가 늘면서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 프리시젼바이오의 연구개발비(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3억원(14%)으로, 직전연도 같은 기간(19억원, 12%)과 비교해 늘었다.
프리시젼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진단제품을 계속 확대하기 위해서 경상개발비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프리시젼바이오는 중동시장 진출을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의료기기 전문 유통사인 아미코 그룹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중동지역으로 면역진단 플랫폼인 Exdia TRF와 임상화학 플랫폼인 Exdia PT10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영업활동현금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나노디텍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잡힌 상황이다. 나노디텍의 코로나19 진단 제품이 긴급사용승인(EUA)에 이어 정식승인(510(k))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프리시젼바이오는 지난해 3분기 영업활동으로 별도기준 3억6038만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자회사의 실적이 반영된 연결기준으로는 3억6447만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김한신 프리시젼바이오 대표는 "팬데믹 종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는 Influenza 제품과 유사하게 일상적인 계절성 전염병으로 진화하면서 지속적으로 진단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세계 최대 규모 진단 시장인 미국에서 정식 승인을 받아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나노디테에서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면 긴급사용승인 종료 이후 미국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이를 바탕으로 북중남미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