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지난달 말 비트코인(BTC) 가격이 약 6개월 만에 우리 돈으로 1억원을 재돌파하면서 국내 거래소들이 입을 수혜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1억원 밑으로 떨어졌음에도 전반적 추세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은 여전한 모습입니다. 이번 상승의 가장 큰 모멘텀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승률이 높아졌다는 점이었는데요. 거래소 측은 해리스 후보가 되더라도 악재는 아닌 만큼 비트코인의 장기적 상승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1일 가상화폐 분석 웹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2% 하락한 6만920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도 전날 같은 기간보다 2.31% 떨어진 9637만9000원입니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7만3000달러(1억100만원) 선을 돌파한 바 있는데요. 비트코인이 7만3000달러를 넘은 것은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고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지난 4월13일 이후 약 6개월 만입니다. 이후 트럼프 대선 승률이 다시 소폭 하락했다는 소식,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쳐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상황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사진=뉴시스)
시장은 일단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비트코인을 트럼프 트레이드로 인식해 트럼프 당선 확률과 비트코인 가격이 동행하는 모습"이라며 "트럼프 당선이 50~66% 가량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됐다고 가정할 때 실제 당선시 가격 변동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비트코인 가격이 최초로 1억원을 돌파하자 거래소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바 있는데요.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상반기 하루 평균 국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6조원으로 지난해 하반기(3조6000억원)보다 6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서비스 이용자도 645만명에서 778만명으로 21% 늘어났습니다.
이용자가 늘면서 올 상반기 21개 가상자산 사업자 영업이익은 59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하반기(2870억원)과 비교하면 106% 증가했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나타날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입니다.
실제로 코인게코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억원이 넘은 지난달 29일, 30일 거래량이 급증했습니다. 2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전체 거래량은 전날 대비 91%, 30일 거래량은 전날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보편적인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1억원이 넘어가면 대중성이 높아진다"며 "관심 없는 일반 투자자도 관심을 가지고 신규 투자하는 계기가 될 수 있고 거래소에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트럼프와 해리스 누가 당선되더라도 악재는 아니라는 판단에 투자심리가 불붙고 있다. 여러 요소가 맞물려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감기와 대선 다음 해에는 항상 큰 폭으로 상승했기에 이변이 없는 한 유사한 패턴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6개월여 만에 1억 원대를 재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3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