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첫 발을 내딛습니다. 한국은행과 정부가 토큰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다양한 바우처(정부가 지급을 보증한 쿠폰)를 지급하고 사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실험을 진행합니다.
금융위원회는 6일 한국은행, 과확기술정보통신부와 ‘국민 체감형 디지털 금융 서비스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협약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의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CBDC 기반의 예금 토큰에 교육·문화·복지 등의 기능이 원활하게 탑재·활용되는지 점검하는 데 사업의 초점이 맞춰집니다.
CBDC는 한은과 같은 중앙은행이 제조·발행·유통하는 디지털 통화로, 기존 화폐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가치를 지닙니다. 예금 토큰은 은행 예금을 토큰 형태의 디지털 자산으로 변환한 것으로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 등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바우처를 실물 지갑에 종이 상품이나 카드 등으로 가지고 다니며 사용해야 했지만, 디지털화폐가 장착되면 휴대전화 등을 통해 QR결제 등으로 간편이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 디지털화폐 속에 바우처 지급 조건이나 실시간 대금 지급 조건 등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해진 용도 외 바우처 사용이나 부정수급, 복잡한 정산 절차 등의 문제가 대폭 줄어들 전망입니다.
현재는 CBDC 활용성 테스트 착수를 위해 시스템 개발 등 제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올해는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추진하는 '24년도 블록체인 집중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CBDC 및 예금 토큰 기반 디지털 바우처 관리 플랫폼 개발 등을 거쳐 실증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앞서 10월 말 금융위는 혁신 서비스 지정을 통해 테스트 참여 의사를 밝힌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7개 은행에 예금 토큰 발행 업무를 허용하고 발행한 토큰에 대해 예금자 보호 제도를 적용한 바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토큰화(tokenization)로 대표되는 최근 정보기술(IT) 발전은 화폐 제도는 물론 국내외 금융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며 "이런 변화 속에서 국민 편익을 늘리는 새 금융 서비스가 출현하도록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유관 기관들은 공급자 입장이 아니라 예금 토큰을 활용할 국민 입장에서 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한다"며 "기술·법률적으로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위험을 살피고 보완하는 게 중요한 만큼 사전점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6일 한국은행에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CBDC 및 예금 토큰 기반 국민 체감형 디지털 금융 서비스 실증' 관련 MOU를 체결했습니다. 왼쪽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유상임 과학기술정보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