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서울시 쓰레기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중 3명은 우울증을, 10명 중 5명은 불면증을 겪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구축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노조도 "서울시와 긴밀한 대화가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자원회수시설 작업환경측정 및 근로자 건강영향조사 1차년도 학술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자원회수시설 내 소각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우울증을 보이는 사람은 30.8%로 집계됐습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49.0%였습니다. 보고서는 서울시가 자원회수시설에 근무하면서 장기간 유해인자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건강영향을 조사, 자원회수시설 관리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됐습니다.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마포자원회수시설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서울시에선 지난 2021년 쓰레기 소각장 노동자들에게서 혈중 다이옥신이 검출돼 문제가 된 바 있습니다. 다이옥신은 무색·무취의 발암물질로, 주로 쓰레기 소각장에서 생기는 환경호르몬입니다. 서울시는 대책 수립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학술용역을 진행했습니다.
학술용역 설문에는 198명이 참여했습니다.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4곳(강남·노원·마포·양천)의 노동자들입니다.
우울증 항목을 보면, '우울증상이 없다'는 노동자는 131명(66.2%)였습니다. '가벼운 우울증상'을 호소한 사람은 49명(24.7%), '중간정도 우울증 의심'은 12명(6.1%)입니다. '심한 우울증 의심'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불면증은 △'유의할만한 불면증 없음' 92명(46.5%) △'약간의 불면증' 75명(37.9%) △'중등도의 불면증' 18명(9.1%) △'심한 불면증' 4명(2.0%)으로 집계됐습니다. 불면증 가운데 '주간졸림증'은 30명(15.1%), '수면의 질 안좋음'은 67명(33.8%)이었습니다. 보고서는 이 결과에 대해 '주의가 필요한 정도'라고 했습니다.
자원회수시설별로 우울증은 △마포 24명(34.7%) △강남 13명(28.8%) △노원 10명(28.6%) △양천 14명(28.6%) 등입니다.
불면증은 △노원 21명(60.0%) △양천 25명(50.9%) △강남 22명(48.9%) △마포 29명(41.9%)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주간졸림증은 △노원 8명(22.8%) △양천 11명(22.4%) △강남 6명(13.3%) △마포 5명(7.2%) 등이고, 수면의 질 안좋음은 △양천 11명(40.8%) △노원 8명(37.1%) △마포 5명(33.3%) △강남 6명(24.4%)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시청 자원회수시설과 관계자는 "이번 학술용역 결과에서 우울증과 불면증 응답이 높게 나온 걸 보고선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의료상담을 하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전국환경노동조합은 △사업장 전체 인원 특수건강검진 △노동자 건강 위한 설비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또한 "소각장이 지하화 된다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노동자 심리 상담과 지원 등 구체적 대응을 위한 서울시와의 긴밀한 대화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