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인공지능(AI) 기본법 제정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폐지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문턱을 넘었습니다. 여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병합돼 전체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입니다. 

 

21일 과방위는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제2법안소위)를 열고 AI 법안 19건과 김현 민주당 의원과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병합하는 안을 통과시켰습니다. 

 

 

AI 법안은 금지 AI에 대한 규정을 제외하고, 위험기반 규제를 도입해 고영향 AI에 대한 사업자 책임을 신설하는 방향으로 병합했습니다. 고영향 A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판별합니다. 사업자가 고지 의무 미이행에 따른 시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 부과 조치도 담겼습니다. 고영향 AI는 사람의 생명, 신체, 건강 안전, 기본권의 보호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AI를 말합니다. 

 

AI안전연구소 설립과 정부의 AI 진흥 계획 수립이 가능하게 하는 근거를 담고, 투자 활성화, 지역균형발전 지원 등에 대한 내용도 넣었습니다. 

 

과방위 관계자는 "AI 진흥에 주안점을 두되 고영향 AI에 대해 사업자 책임을 명시하는 내용을 포함해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규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진흥과 규제 조화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습니다. 

 

 

단통법 폐지도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단통법 폐지는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1월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안으로 제시한 정책입니다. 민주당도 단통법 폐지를 민생현안으로 추진했습니다. 이날 과방위는 양당이 발의한 법안을 하나로 병합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단통법 폐지 후에도 단말기 구매 지원금을 받지는 않는 이용자가 25% 요금할인 혜택을 지속할 수 있는 선택약정제를 전기통신사업자법에 포함켰습니다. 단말기 구입비용이 이동통신서비스 요금과 혼동되지 않도록 명확히 구분해 표기하도록 했습니다. 

 

민주당 안의 핵심이었던 지원금의 차별 지급 금지 조항은 제외됐습다. 기존 단통법 제3조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번호이동·신규가입·기기변경 등 통신사가 가입 유형, 요금제·거주 지역·나이 등에 따라 부당하게 차별적인 지원금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제조사의 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화는 민주당 안대로 포함됐습니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단말기 판매량, 출고가, 매출액, 지원금, 장려금 규모 및 재원 등에 관한 자료를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할 때, 단말기 제조업자별 장려금 규모를 알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합니다. 

 

이날 법안소위를 통과한 AI 기본법 제정과 단통법 폐지안은 과방위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법제사업위원회(법사위)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이르면 다음달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