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 사진=롯데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롯데는 AI(인공지능) 등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습니다. 바이오, 메타버스 등과 접목해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는 중입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자체 AI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기치를 올렸습니다. 또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내수 침체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바이오, 전기차 등으로 사업다각화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전략에도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유통업 접근성·편의성 높일 AI
롯데이노베이트는 올 초 런칭한 롯데그룹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의 성능과 기능을 향상한 ‘아이멤버 2.0’을 지난 8월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아이멤버 2.0은 사용자 화면(UI)과 사용자 경험(UX)이 개편되고, 기능 중심으로의 메뉴 재구성과 롯데GPT·챗봇 품질 고도화 등의 변화를 거쳤습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이번 아이멤버 2.0에서 AI 모델 또한 더욱 뛰어난 기능으로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기존 라마2에서 최신 버전인 라마3으로 변경했으며 미스트랄(Mistral), 솔라(Solar), 큐원(Qwen) 등 오픈소스 AI를 다양하게 적용해 AI의 답변율과 정확도를 높였습니다.
대홍기획은 지난 7월 처음 공개한 국내 최초 마케팅 전용 올인원 AI 시스템 ‘에임스(AI Marketing System, AIMS)’를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도입했습니다. 에임스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 광고 콘텐츠 제작, 광고 매체 전략 및 집행, 마케팅 인사이트 도출, 전략 제안 등 87가지 맞춤형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합니다. 에임스는 다양한 AI 기능들을 통해 롯데 그룹사 내 마케터들의 업무 혁신을 도울 것으로 기대합니다.
롯데 유통군은 AI를 다각적으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7월 ‘아이멤버’ 기반의 대화형 챗봇을 도입해 업무 검색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내 업무형 협업툴에도 아이멤버의 챗GPT 기능을 탑재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웨딩 특화 서비스 ‘롯데웨딩멤버스’의 비주얼 제작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등 디자인 콘텐츠 제작에도 AI를 접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잠실점에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13개 국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주는 ‘AI 통역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과일 품질 관리의 고도화를 돕는 ‘AI 선별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딥러닝(컴퓨터가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조합 및 분석해 학습하는 기술)’ 기반의 AI 선별 시스템으로 고른 ‘아삭한 복숭아’를 국내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사진=롯데
빼빼로, 1조 브랜드로 키운다
롯데는 지속가능한 성장 및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진출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0일 아프리카 가나에서 ‘지속가능 카카오 원두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의 지속가능한 조달을 위해 농장의 재배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입니다. 세계 2위 코코아 생산국인 가나는 최근 폭염과 병해로 작황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롯데는 지속가능한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가나 내의 코코아 생산 및 가공, 마케팅 전반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인 가나 카카오 보드에 카카오 묘목 13만 그루를 전달했습니다.
롯데 식품군은 적극적인 해외 진출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는 일본 ㈜롯데와 ‘빼빼로’를 전략 상품으로 설정하고,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빼빼로’의 첫 번째 해외기지로 인도를 낙점하고 인도 현지 법인 ‘롯데 인디아’의 하리아나 공장에 21억 루피(한화 약 33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약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보유한 인도에서 ‘빼빼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롯데GRS는 글로벌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델라웨어주에 ‘LOTTEGRS USA’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베트남 법인에 이은 두 번째 해외 거점으로, 2025년 미국에 롯데리아 1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입니다. 기존 베트남 시장에서는 1998년 1호점으로 시작해 지난 8월말 기준 252점을 운영 중입니다. 현재 베트남 지역 내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중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롯데 유통군은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글로벌 고객 확대에 집중합니다. 지난해 9월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오픈 5개월만에 누적 매출 기준 2000억원을 달성하고 개장 1년만에 1000만명이 방문하며 베트남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습니다.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성공을 바탕으로 쇼핑몰 추가 출점도 검토하는 등 동남아 프리미엄 쇼핑 1번지를 향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36개의 도매형 매장과 12개의 소매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마트 인도네시아도 지난해 매출 1조906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브이시스 청주 신공장 외관. 사진=롯데
바이오·전기차로 사업다각화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7월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건립을 위한 착공식을 열었습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조성하고,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입니다. 1개의 플랜트 당 12만 리터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며,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도 추가합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약 4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 의약품 제조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입니다.
롯데이노베이트와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는 지난 5월 미 현지 법인 ‘이브이시스 아메리카(EVSIS America)’를 설립하며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상반기 내 모든 생산 라인 가동 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합니다. 또한, 이브이시스는 지난 2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준공했습니다. 신공장 준공으로 생산 능력이 약 2배 이상 증대돼, 연간 약 2만기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롯데그룹의 유통, 호텔, 서비스 등의 사업분야에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를 구축해 올해 말까지 도심 인접 지역 충전 거점을 7500기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외에도 롯데는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칼리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지난 1월 CES 2024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했습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입니다. 지난 8월29일 전 세계 유저를 대상으로 오픈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칼리버스에서는 코리아세븐,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등 유통 채널에서 다양한 쇼핑을 할 수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는 차세대 가상공연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유저들은 칼리버스에 접속해 UGC(User Generated Content) 도구를 통해 콘텐츠를 만들고 다른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