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반도체 후공정 전문 기업 하나마이크론(067310)이 자회사 하나머티리얼즈(166090)에게 추가 보증과 담보를 제공한 건에 대한 기간을 기존 12월에서 내년 3월과 6월로 연장했다. 이번 주식 담보 제공으로 하나머티리얼즈의 신용도는 보강됐지만, 담보로 잡힌 주식수만큼 지분이 줄어들 경우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만약 지분율이 낮아진다면 최대주주 지위를 잃는 것은 물론 주가 급락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머티리얼즈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제공 계약 체결' 정정 공시를 통해 계약 일자와 종료일자가 변경됐다고 밝혔다. 이달 만료 예정이던 담보제공 계약은 내년 3월24일과 6월30일로 연장했다. 각각 KB증권과 교보증권(030610)으로부터 차입해온 것으로, 이를 포함해 하나마이크론의 누적 담보제공 계약건수와 누적 담보제공 주식 총수는 각각 9건과 513만3026주다.   

 

담보권이란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대비하기 위해 확보하는 수단 및 보전으로, 인적 담보에는 보증채무와 연대채무가 물적 담보로는 유치권, 질권, 저당권 등이 있다.

 

주식 담보제공 계약은 주식담보대출의 일종으로 대출자가 소유한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금전 대출을 받는 형태를 일컫는다. 주식을 담보로 제공함으로써 대출자인 하나머티리얼즈는 신용을 보강하고, 채권자는 대출회수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앞서 하나머티리얼즈는 하나마이크론 비나(HANA MICRON VINA)의 대출 2억달러에 대해 연대보증을 제공한 바 있다. 이는 시티뱅크(Citi BANK) 등으로부터 시설자금을 차입한 것으로, 하나마이크론은 하나머티리얼즈에게 추가 보증과 담보를 제공해 신용도를 보강했다. 

 

하나마이크론은 하나머티리얼즈의 지분 32.50%(보통주 642만8508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 담보설정금액은 약 3439억원이다. 담보권이 실행될 경우 최대주주인 하나마이크론의 지분율은 6.55%(129만5482주)로 낮아지게 된다.

 

이처럼 담보로 잡힌 주식수만큼 지분이 줄어들 경우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다. 즉,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담보제공 계약'이란 계약 내용에 따라 최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의미한다.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거나 주가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면, 채무자는 담보권을 행사(반대 매매)하게 된다. 이때 채무자는 담보로 잡은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데, 이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며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해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보기도 한다.

 

최대주주가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이유는 상속·증여는 물론 기업 투자 자금 마련 등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은 주식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면서 급히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때 사용된다. 

 

주식담보대출의 이자율은 대출기간과 신용도, 시장 상황 등으로 인해 다르게 적용된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대출인 만큼 일반적인 신용대출보다 높은 이자율이 적용될 수 있다. 

 

주식시장의 변동성 때문에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면 추가 담보를 요구받거나 강제 청산될 위험도 있다. 하나마이크론의 23일 종가는 9960원으로, 담보권 설정계약 체결일인 지난달 18일 9760원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