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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올릭스(226950)가 채무 상환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앞서 유동성 자금의 4배에 달하는 단기부채를 보유했지만, 최근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덕이다. 다만, CB의 주식 전환에 따라 자본 확충을 이뤘음에도 지난해 전체 법차손 위험에서는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올릭스는 올해 근본적인 만성적자를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
(사진=올릭스)
CB 전환청구권 행사…부채 부담 '숨통'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올릭스의 제2회차 CB 절반 이상에 대해 전환청구권 행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채권자는 전체 CB 금액 236억원 중 약 165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했다.
제2회차 CB는 지난 2023년 12월에 발행됐다. 당시 전환가액은 1만3526원으로, 전환청구기간은 지난해 12월15일로 설정했다. 시점이 도래한 이후인 같은 달 17일 올릭스의 주가(종가 기준 2만250원)가 전환가액을 웃돌았고, 이에 곧바로 사채권자는 CB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사채권자 입장에서 전환사채는 주식 전환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돈다면 사채권자는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가보다 전환가액이 높다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 회수를 하거나 조기상환청구(풋옵션)를 실행해 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회사 측에서는 제2회차 CB의 잔액 71억원에 대한 향후 전환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전환 청구에 대한 기대를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사채권자는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하자마자 제2회차 CB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했는데, 여전히 주가(6일 종가 기준 1만8960원)가 전환가액(1만3526원)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올릭스는 제2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 덕으로 차입금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올릭스가 보유한 유동성전환사채 잔액은 168억원이다. 같은 시점 올릭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71억원의 약 2.4배에 달했지만, 올해는 완화될 전망이다.
이외 유동성부채도 상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올릭스는 유동성 장기차입금 21억원과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부채 10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유동성 장기차입금은 분할 상환 금액이기 때문에 일정에 맞춰 상환해 나갈 예정이며, 유동성금융부채는 리스부채로 구성돼 있어 관련 임대료가 지급됨에 따라 상환하게 될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유동비율 회복도 기대된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올릭스의 유동비율은 489.72%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해 CB의 유동부채 분류 등으로 인해 3분기 말 유동비율은 41.54%에 그쳤다. 3분기 이후에는 제2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유동성 부채가 줄어 유동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 확충 효과에도 법차손 50% 초과 전망
제2회차 CB의 전환청구권 행사로 올릭스는 자본 확충 효과도 누린다. 부채로 분류되던 CB에 대해 전환 청구를 실행함으로써 자본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올릭스의 자본총계는 약 168억원이다. CB 전환청구 금액인 165억원을 단순 가산하면 333억원까지 늘어난다.
문제는 자본 확충을 이뤘음에도 지난해 전체 법차손 요건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3년간 2회 이상'이 있다. 기술특례 기업에게는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지만, 2018년에 상장한 올릭스는 2020년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올릭스는 지난해 3분기말 법차손(290억원)이 자본총계(168억원)를 넘어섰고, 이에 법차손비율이 172.45%에 달했다. 제2회차 CB 잔액까지 전부 전환 청구가 이뤄진다고 가정해도 법차손비율은 71.7%에 달한 것으로 단순 계산된다.
앞서 올릭스는 지난 2021년에도 고비를 넘긴 경험이 있다. 기술특례 유예기간이 종료된 2021년 법차손비율은 154.57%에 달했고, 이에 3년간 2회라는 조건 중 1회가 해당된 바 있다. 이후 2022년(43.97%)과 2023년(36.1%)에 50%를 하회하면서 3년간 2회 이상 요건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새 출발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서 지난해 법차손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또다시 위험에 노출될 상황에 놓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나 대규모 실적 개선을 이뤄야 한다. 다만, 올릭스는 상장해인 2018년(82억원)부터 단 한 번도 적자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더욱이 지난해 3분기까지는 23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직전연도 동기(205억원)보다 수익성이 악화됐다.
기술이전(License Out, L/O)에 의존한 매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올릭스는 매출 56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부 기술이전에서 창출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023년 3분기(66억원)보다 14.12% 줄었다.
지난해 기술 반환이 진행되면서 역성장에 무게를 실었다. 앞서 올릭스는 지난 2019년 건성 및 습성 환반변성 치료제(OLX301A)와 습성황반변성 및 망막하섬유화증 치료제(OLX301D)에 대해 기술이전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기술이전 계약 해지와 함께 권리가 반환됐다. 여기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목표한 대사이상 지방간염 및 비만치료제(OLX702A)의 기술이전도 지연된 상태다.
올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법차손에 대해) 현재는 별도의 자본 확충 대신 논의 중인 기술이전을 통한 실적 개선을 우선 사항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OLX702A와 관련된 기술수출 계약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해당 기술이전은 당사의 성장 모멘텀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RNAi 치료제 개발 원천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확보한 R&D 역량을 이용해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에 있으며, 이를 높은 가치로 인정받는 좋은 기술이전 딜을 체결해 지속적인 마일스톤 수령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