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이소닉, 유증 공정성 도마 위…최대주주 '헐값 지분 확대' 논란

지난해 주주배정 유증에서 배정 물량 23%만 소화
이후 주가 하락에 발행가 30% 하락한 3자배정 유증 참여
적은 금액으로 주주배정 유증 이전으로 지분율 회복

입력 : 2025-01-0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7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하이소닉(106080)이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배정 물량의 23%만 소화한 최대주주 에이치에스홀딩스에 대해 곧바로 더 낮은 발행가액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논란이 예상된다.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발행가액의 기준이 되는 주가가 급락했고, 낮은 주가를 기회로 최대주주가 지분율 늘리기에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에이치에스홀딩스는 일반 주주보다 약 30% 낮은 금액으로 하이소닉 지분 5.46%포인트를 늘리면서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줄어든 지분율을 회복했다.
 

(사진=하이소닉)
 
에이치에스, 3자배정으로 주주배정보다 30% 싸게 지분 늘려
 
7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소닉은 3자배정 유상증자로 운영자금 약 10억원, 채무상환자금 30억원 총 40억원을 조달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하이소닉 최대주주인 에이치에스홀딩스(전 아노28)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에이치에스홀딩스는 하이소닉 주식 181만4058주를 주당 2205원에 취득한다. 에이치에스홀딩스가 보유한 하이소닉 지분은 기존 18.89%에서 24.35%까지 5.46%포인트 늘어날 예정이다.
 
하이소닉은 이번 유상증자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채무상환자금 30억원은 제17회차 전환사채 콜옵션 행사에 대한 상환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이소닉은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16·17·18회차 CB를 발행해 155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나머지 1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차전지에 투자할 방침이다.
 
앞서 하이소닉은 지난해 9월10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하고, 같은 해 12월13일 295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회사는 이 자금으로 올해 3분기까지 이차전지 캔(Can)-캡어셈블리(Cap Assembly) 북미 공장 매입 비용 일부로 75억원, 생산라인 구축 비용으로 88억2500만원 총 16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4분기 채무상환자금으로 30억원을 활용했으며 원재료 매입비용으로 64억6400만원, 기타 운영비용으로 36억8000만원은 올해 3분기까지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하이소닉 최대주주인 에이치에스홀딩스는 지난해 9월10일 공시한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배정 물량의 일부만 청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에이치에스홀딩스가 보유한 하이소닉 지분은 26.53%로 모집주식수 940만주 중 지분율 만큼인 249만3891주를 배정 받았다. 그러나 에이치에스홀딩스는 배정 물량 249만3891주 중 23.02%에 불과한 57만4162주만 청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주배정 유상증자 이후 에이치에스홀딩스가 보유한 하이소닉 지분은 18.89%로 크게 줄었다.
 
문제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3자배정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이다. 지난해 진행된 주주배정 유상증가 발행가액은 3135원을 기록했고, 현재 진행 중인 3자배정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2205원으로 유상증가 발행가액보다 약 30% 낮은 금액이다. 주주배정 유상증가 이후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기존 주가보다 크게 할인된 신주가 시장에 나온다는 점에서 주가에 악재로 여겨진다. 
 
특히 회사는 이번 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기준주가에 추가로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고 발행가액을 결정했지만, 7일 주가가 이미 종가 기준 2520원을 기록해 최대주주인 에이치에스홀딩스는 현재 주가보다 더 싸게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에이치에스홀딩스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약 30% 싼 가격으로 지분율을 다시 24.35%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하이소닉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일반주주 공모 때는 최대주주가 청약에 다 참가할 만큼 자금이 없었고, 실권주가 많이 발생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유상증자는 CB 콜옵션 기간이 다가와 채무상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전환사채는 추가로 발행하면 오버행 우려가 있어 유증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저하에 당분간 자금소요 '지속' 전망
 
하이소닉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CB로 자금조달에 성공했지만, 저하된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것은 과제로 남아 있다. 올해는 이차전지 사업에 주력해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당분간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라 흑자 전환 시기는 늦춰질 전망이다.
 
하이소닉은 카메라모듈에 탑재되는 적외선(IR) 필터를 제조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하이소닉 누적 매출은 132억원으로 전년 동기(42억원)보다 3.16배 가량 증가했다. 밀키트 등 식음료 제품과 이차전지 부자재도 생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매출은 카메라모듈 부품에서 나오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카메라모듈 부품 매출은 96억원으로 78.36%에 달한다. 
 
최근 하이소닉은 매출은 증가했지만, 판관비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은 37억원으로 2023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 19억원보다 더 커졌다. 특히 급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32억원을 기록해 2023년 3분기 누적 7억원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지난해 자금 조달을 지속하면서 유동성은 위험 수준에 다다랐다. 유동자산은 2023년 159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79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중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7억원에서 5억원으로 3분의 1이하로 급감했다. 유동성전환사채는 2023년 1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91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기타유동금융부채도 2억원에서 53억원으로 급증했다. 유동부채는 2023년 9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10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165.99%에서 85.12%로 감소했다. 통상 유동비율은 100%를 넘지 못하면 불안정하다고 판단한다. 
 
하이소닉은 이차전지 사업에 투자를 감행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지만, 흑자로 전환하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소닉은 지난해 6월 A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미국 테네시주에 이차전지 부품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매출은 올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이소닉은 A사에 각형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들어가는 이차전지용 부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하이소닉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이차전지 신규 사업으로 인해 설비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고 인건비도 많이 들고 있어 당분간 적자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나오고 비용을 상쇄해서 흑자로 전환하는 시기를 올해 안으로 장담하긴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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