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통신사 유동성전략)①SKT, AI 허브 구축에 '3조 투자'…자산 유동화 박차

AI 데이터센터에 2028년까지 3조4000억원 투자 계획
지난해 3분기 말 현금성자산은 2조원대 그쳐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자회사 3곳 매각해 자금 유동화

입력 : 2025-01-10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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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수익 구조 재편에 나서며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를 포함한 3개 계열사를 매각했으며, KT는 고수익 호텔 사업 정리를 추진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차입금 감축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통신 3사의 AI 투자 계획과 목표를 분석하고, 이들의 유동화 전략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최근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실질적인 AI 수익화 전략으로 2028년까지 AI 데이터센터(DC)에 최대 3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 기가와트(GW)급 AIDC를 설립해 ‘AI DC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지만, 지난해 3분기 말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2조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싸이월드 운영사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자회사 3곳을 매각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에 나설 전망이다. 
 

CES2025 SK전시관 내 AI DC(데이터센터) 구현 (사진=SK텔레콤)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 목표·AIDC에만 3.4조원 투자
 
8일 SK텔레콤은 7일부터 10일까지(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SK하이닉스(000660), SKC(011790), SK엔무브 등 관계사와 함께 공동 전시관을 운영키로 했다. SK(003600)그룹은 AI 데이터센터(DC) 관련 기술과 서비스 등 총 32개 제품을 전시한다.
 
SK텔레콤은 AIDC 내 비트(bit)의 데이터 흐름을 형상화한 대형 키네틱(움직이는 작품) 발광다이오드(LED)를 설치하고 에너지·AI·운영·보안 등 4가지 AIDC 솔루션을 선보인다. 특히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올해 출시를 준비 중인 AI 에이전트 ‘에스터(Aster)’ 사용법을 현장에서 시연키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등도 현장에 참여해 글로벌 기업들과 AI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해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을 본격화하고 AI 사업으로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10월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총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고 AI 비중을 35%에 달하는 105000억원으로 만들겠다는 ‘AI 비전 2030’을 발표했다. AI 기업간거래(B2B)가 성장하는 가운데 SK텔레콤, SK C&C, SK네트웍스는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 체계를 확립한다. 에이닷과 글로벌 AI 에이전트 에스터(Aster) AI 서비스로도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AI 사업 기반을 다지려면 AI인프라를 갖추기 위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에 SK그룹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통해 2024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최대 3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지역 거점에 기가와트(GW)급 AIDC를 설립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DC 허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12월 판교에 다양한 솔루션이 결집된 AI DC 테스트베드를 오픈했다. 이 곳은 엔비디아 최신칩과 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AI반도체와 차세대 액체 냉각 솔루션 3종과 GPU 가상화 솔루션, AI 에너지 최적화 기술 등을 구현했다. 
 
또 가산 데이터센터(IDC)를 AI DC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반 데이터센터는 CPU 기반의 서버이지만 AI 데이터센터는 AI에 특화된 GPU 등 고성능 전용 하드웨어를 사용해 AI 작업에 최적화됐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SK텔레콤은 클라우드 형태로 GPU를 제공하는 구독형 그래픽처리장치서비스(GPUaaS: GPU as a Service)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와 협력해 지난해 12월 H100 기반 GPUaaS에서 시작해 오는 3월 국내 처음으로 최신 GPU H200을 도입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궁극적으로 50조원 이상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55만명 이상 고용을 창출하고, 175조원 이상 경제 효과를 내겠다는 포부다. 또 올해부터 1000억원을 투자해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SK하이닉스의 HBM, SK텔레콤과 파트너사가 보유한 AI DC 솔루션을 융합해 ‘한국형 소버린 AI’를 구축할 방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판교에 AI DC 테스트베드를 준공했다"라며 "현재 테스트베드 내 솔루션 최적화와 안정화 기간으로, 테스트베드는 향후 AI DC 기술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자회사 3곳 매각으로 유동성 개선
 
다만,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SK텔레콤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조9663억원이다. 단기금융상품 2707억원을 합쳐도 현금성자산은 2조2370억원으로 3조원에 못 미친다. 유동자산은 7조3715억원이지만, 매출채권은 2조1323억원을 기록해 비중이 28.93%에 달한다. 이에 SK텔레콤은 투자지분을 비롯해 유무형자산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적극 유동화할 전망이다. 
 
우선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 F&U신용정보, SK엠앤서비스 등 자회사와 손자회사 3곳을 2차전지 기업 삼구아이앤씨에 매각했다. 구체적인 매각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해 헐값에 넘긴 것으로 보인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PC 메신저 시절 포털사이트 네이트와 싸이월드 등을 운영해 전성기를 누렸지만 개인정보 유출 이슈와 모바일 전환 실패로 적자가 지속됐다. 2023년 영업손실만 86억5452만원에 달한다. 2022년은 관계기업투자주식 이익만 112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4억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에는 관계기업투자주식이 0원이 되면서 당기순손실은 7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SK텔레콤은 자회사 3곳을 매각 후에도 사업 협력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지난해 3분기 유동비율은 90.7%에 머물렀던 만큼 적극적인 유동화를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유동자산에서 매각예정비유동자산은 58억4200만원을 기록했다. SK브로드밴드가 보유하고 있던 관계기업투자주식 대교콘텐츠투자조합1호 7억원을 비롯해 장기투자자산 디지털콘텐츠코리아토투자조합 34억원 등 58억원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삼구아이앤씨에 SK커뮤니케이션즈 등 경영권을 매각했지만 직장인 복지몰 '베네피아' 등 SK 계열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협력 관계는 지속할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밸류업 공시에서 밝힌 대로) AI 중심의 신성장동력을 수립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계획이며 중장기적 차원에서 자산 유동화는 적극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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