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치는 보수…여야 지지율 다시 '박빙'

12·3 내란 사태 이전으로 '리셋'…여론조사서 오차범위 내 '접전'

입력 : 2025-01-10 오후 5:32:5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내란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10%포인트 이상벌어졌던 여야의 지지율이 최근엔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습니다. '내란 피의자'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이 체포영장 집행을 적극 저지하고 내란을 정쟁화하는 등 버티기에 나서면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입니다. 다만 보수층의 여론조사 응답이 이례적으로 늘어나 과표집된 측면도 강한 만큼, 윤씨와 국민의힘이 민심을 오독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국갤럽, 국힘 24%→34% '급등'
 
10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월7~9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34%였습니다. 3주 전 조사(2024년 12월17~19일) 결과와 비교해 민주당은 12%포인트 하락한 반면, 국민의힘은 10%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 비상계엄 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2%였는데, 이를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1월6~8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서 양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36%, 국민의힘 32%로 집계됐습니다. 3주 전 조사(2024년 12월16~18일) 결과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3%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힘은 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NBS 조사 역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32%를 기록한 것은 계엄 이전 지지율 수치보다 높게 나타난 겁니다.
 
전화면접 아닌 ARS도 흐름 '비슷'
 
전화면접 방식이 아닌 자동응답(ARS) 방식 여론조사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흐름은 비슷했습니다. 6일 공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1월2일~3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무선 97%·유선 3% ARS 방식)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5.2%, 국민의힘 34.4%였습니다. 일주일 전 조사(2024년 12월26~27일) 결과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0.6%포인트 줄어들며 큰 변화는 없었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3.8%포인트 오르면서 30%대 중반에 안착했습니다. 최근 두 달간 추이로 보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8일 공표된 <쿠키뉴스·한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1월4일~6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무선 90.8%·유선 9.2% ARS 방식)에선 민주당 37.0%, 국민의힘 36.3%로, 양당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였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결과(1월4일~6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무선 ARS 방식)에선 민주당 43.7%, 국민의힘 37.9%로 조사됐습니다. 해당 조사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3주 전에 18.5%포인트로 벌어졌지만, 이번 조사에선 5.8%포인트까지 좁혀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안론에 강한 의구심"
 
내란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이유는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이 진보층보다 많이 응답에 나서고 있는 데다, 보수진영의 핵심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영남, 보수층에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탄핵 국면에 들어설 때만 해도 국민의힘 지지 표명에 소극적이었던 보수 지지층이 적극 응답에 나서며 여론조사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들의 적극성이 강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김 부대표는 보수 지지자들의 응답이 강해진 데 대해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탄핵하고 탄핵소추안에서 내란죄를 빼는 과정에서 조급함이 나타났고, 그것을 반대하고 불편해하는 보수 성향 지지자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응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도 "모든 조사에서 보수층의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계엄 이후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을 보면 30%대까지 빠졌다가 최근에 6~70%대까지 올라왔다. 보수층 결집이 뚜렷이 보이는 것"이라며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보수층이 강하게 결집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놨습니다. 안 대표는 "민주당은 거대 야당인데 국회 다수 의석을 앞세워 탄핵 등 공격 일변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정서는 높지만 그 대안이 '이재명 대표냐'라는 부분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떨쳐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김봉신 부대표는 최근 이러한 흐름이 국민의힘엔 독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수록 국민의힘은 당 내부에서 개혁할 수 있는 시간을 잃게 되고,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못 하게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국민의힘에 좋은 흐름은 아니다. 오히려 국민의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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