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1월 번호이동 시장이 50만건 미만으로 축소됐습니다. 지난해 9월 이후 번호이동 상승추세가 이어졌지만, 4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습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있고,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25 개통 대기 수요가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불경기 여파로 휴대폰 교체 주기까지 길어지면서 휴대폰 번호이동 시장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3일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번호이동은 49만453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월평균 번호이동자 수 52만4599명 대비 5.7% 낮은 수치입니다.
통신3사와 알뜰폰(MVNO) 모두 번호이동 규모가 감소했습니다.
SK텔레콤(017670)으로 번호이동자 수는 전월보다 8.8% 줄어든 9만8208명을 기록했고,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8.2%, 6.7% 감소한 6만5082명, 7만253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알뜰폰도 번호이동 수요가 줄어들었는데요. 지난해 12월 대비 3.7% 줄어든 25만8708명에 그쳤습니다.
번호이동 수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가운데 통신3사는 가입자가 순감했고, 알뜰폰은 순증 추세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만4376명, 1만3250명 순감했고, LG유플러스는 4294명 순감했습니다. 알뜰폰은 알뜰폰 간 번호이동이 17만8507명을, 통신3사로부터 가입자를 뺏어온 숫자는 3만1920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시내 한 통신사 판매점에 갤럭시 S25 시리즈 구매 사전예약 광고물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가 오는 7월22일로 확정되면서 휴대폰 교체 수요가 주춤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3사는 공시지원금 지급 금액이나 지급 방식에 제한을 받지 않게 되는데요. 규제 완화 취지대로 지원금 경쟁이 활성화될 경우 휴대폰 구입 비용이 낮아질 수 있어 당장 교체에 나서지 않는 수요가 상당하다는 얘기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구형 모델에 대한 지원금이 올라가도 당장 교체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단통법 폐지 이후 시장을 기다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갤럭시S25에 대한 대기 수요도 1월 번호이동 시장에 영향을 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갤럭시S25 사전예약은 지난달 24일 시작됐습니다. 사전예약 개통은 오는 4일부터 진행되고, 글로벌 정식 출시일은 7일부터입니다. 지난해에는 갤럭시S24의 사전예약 개통과 정식 출시가 모두 1월에 진행되면서 1월 번호이동자 수가 56만63명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긴 명절로 인해 갤럭시 효과가 2월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다만 단통법 폐지 대기수요가 갤럭시S25 대기수요를 상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어 당분간 번호이동 수치가 지지부진할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사전예고된 갤럭시S25 지원금이 20만원대에 그치고 있는 점도 번호이동 수요 자극 측면에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사전 개통일에 맞춰 갤럭시S25 공시지원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인데, 현재까지 예고 지원금은 최대 24만5000원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휴대폰 교체에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적어진 것이 현재 시장 둔화의 근본적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김남진 한국이동통신판매점 협회장은 "1~2년 사이 내수경기가 악화되면서 휴대폰 판매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설 연휴 대목 효과도 올해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