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추진 중인 동양생명·ABL생명 인수합병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의 경영 실태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될 경우 자회사 인수가 어려워집니다.
4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진행한 우리금융에 대한 수시·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경영 실태 평가 등급 산정 결과는 빠졌습니다.
대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심사에 필요한 경영 실태 평가 등급 산정을 최소 수개월이 걸리는 제재 절차와 별도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의 보험 자회사 편입 심사를 담당하는 금감원 은행감독국은 지난달 검사국에 경영 실태 평가 자료 송부를 요청한 상황입니다.
우리금융은 앞서 지난해 동양생명 ABL생명의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비구속적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생보사 인수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우리금융은 이미 인수가의 10% 규모인 1500억원가량의 계약금도 지불했습니다.
우리금융과 다자보험의 인수 계약 시한은 오는 8월말 인데요. 그전까지 금감원으로부터 자회사 편입 인허가를 받지 못하면 이 계약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 원장이 보험사 자회사 편입과 관련한 경영 실태 평가 등급이 신속히 결정돼야 한다고 지목한 이유입니다.
경영 실태 평가 등급은 정기검사를 토대로 산정되는데, 우리금융은 현재 2등급입니다.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인수하려면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경영 실태 평가 기준은 은행을 위주로 강화됐기 때문에 금융지주 전체에 영향이 얼마나 미칠 지는 변수입니다. 은행에 대한 경영 실태 평가는 내부통제가 별도의 평가 대항목으로 분리되면서 평가 비중도 기존 5%에서 15%로 3배가량 대폭 늘어났습니다.
일단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이 원장이 이번 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와 성과주의의 실패 사례 반복을 언급했고, 부실한 내부통제와 불건전한 조직 문화를 지적한 만큼 경영 실태 평가 결과는 3등급 이하로 낮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이 지난달 15일 보험사 인수 승인 심사 신청을 했고 지난해부터 인수를 하겠다고 의사를 내비쳤다"며 "심사 기한은 2개월이고 기한을 늘릴 수는 있지만 민감도가 있는 사안이라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2월 중에라도 금융위원회에 통보할 수 있어야 금융위에서 3월 중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다만 시간이 소요되는 작업이고 다양한 파트를 담당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할 경우 동양생명·ABL생명 인수·합병이 어렵게 된다. (사진=동양생명, ABL생명)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