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장' 외침에도…지지율 '답보'

'먹사니즘' 넘어 '잘사니즘' 강조…"이념이 무슨 소용, 어떤 정책도 수용"

입력 : 2025-02-10 오후 6:04:3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국회 연설에서도 '성장'을 강조하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잘사니즘'(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에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강조해 온 '기본사회'라는 개념도 '회복과 성장'에 방점을 뒀는데요. 그러나 최근 '경제 성장론'을 중심으로 한 이 대표의 잇단 우클릭 행보에도 지지율 효과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입니다. 설 연휴를 전후로 민주당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렀습니다.
 
이재명, '잘사니즘' 제시…"회복·성장은 필요조건"
 
이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회복과 성장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성장의 기회와 결과를 함께 나누는 '공정성장'이 바로 더 나은 세상의 문을 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성장해야 나눌 수 있다"며 "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성장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그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적 성장의 길"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경제 성장을 통해 양극화·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대표는 이번에 경제 정책 브랜드였던 '먹사니즘'(먹고 사는 문제)을 넘어 '잘사니즘'을 새롭게 제시했는데요. 앞서 '먹사니즘'으로 성장론을 띄운 데 이어 이번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에 방점을 찍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의 정책을 가리지 않고 총동원하겠다고 했습니다. 특히 이 대표가 "경제 살리는데 이념이 무슨 소용인가" "함께 잘사는 세상을 위해 유용하다면 어떤 정책도 수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은 최근 강조해 왔던 '흑묘백묘론'과 맥이 닿아있습니다.
 
이 대표는 "성장해야 격차도 더 줄일 수 있다"며 '기본사회를 위한 회복과 성장 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라며 기본사회 공약을 밀어놓으면서 우클릭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왔었는데요. 이를 두고 진보 진영에서도 기본사회 후퇴냐는 철학 부재 논란이 일자, 성장을 앞세우며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나아가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강조하며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최소 30조원 규모의 추경을 제안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그는 "추경 편성에 꼭 필요하다면 특정 항목을 굳이 고집하지 않겠다"며 지역화폐 포기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잘사니즘을 구현할 전략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방위산업·에너지·제조업 분야 지원에 대한 6가지 정책도 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이 대표는 주4일제 도입'을 주장하며 노동시간 축소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도 "당장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시급한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고 제안했는데요. 또 정치개혁 방안으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제시했습니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를 하며 실용주의 노선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최근 반도체특별법 주 52시간 근로 적용 예외 조항에 대해 수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중도 확장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 분배보다 성장을 우선순위에 뒀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도 '성장'이란 단어를 28번으로, 가장 많이 언급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잇단 '우클릭'에도…민주당 지지율 효과 '전무'
 
하지만 '성장'에 방점을 둔 이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도 최근 민주당의 지지율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친위 쿠데타로 규정되는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내란이 현재진행형임에도 여전히 민주당의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팽팽히 맞섰습니다.
 
이날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2월6~7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국민의힘 42.8% 대 민주당 40.8%로 집계됐습니다. 2주 전 조사(1월23~24일)와 비교해 민주당은 오히려 41.7%에서 40.8%로, 0.9%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또 지난 6일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2월3~5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39.0% 대 민주당 37.0%였습니다. 2주 전 조사(1월20~22일)와 비교해 민주당의 지지율은 36%에서 37%로 1%포인트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국민의힘 역시 38%에서 39%로 1%포인트 오르면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
 
박주용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pyun979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유정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