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비호감 꼬리표' 이재명의 반전

입력 : 2025-02-12 오전 6:00:00
지난 설 명절 때 이야기다. 친위 쿠데타로 규정되는 12·3 내란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예상과 다르게 윤석열씨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상승한 배경에 대한 가족들 간의 격론이 벌어졌다. 여론조사가 진짜 민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부터, 민주당이 윤씨와 국민의힘을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각자의 이유가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탄핵 정국임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은 이재명 탓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재명 탓인가. "이재명의 비호감도가 너무 높다"고 한다. 윤석열을 싫어하는 사람들만큼, 이재명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 대표에게 항상 붙어있는 꼬리표는 '비호감도가 높은 정치인'. 그렇다면 현재 이 대표의 비호감도는 진짜 높을까.
 
대체로 언론에서 비호감도가 높다고 보도되는 여론조사는 다자 구도상의 결과다. 모든 여야 대선주자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호감도를 조사하면 이 대표 쪽으로 비판이 몰려 이 대표의 비호감도가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3일 발표된 <리서치뷰> 여론조사 결과(1월29~31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무선 ARS 방식)에 따르면, 14명의 대선주자 중 '절대로 찍고 싶지 않은 사람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가 40%의 선택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이어 6위까지 모두 범보수 진영 인사였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3%, 홍준표 대구시장 11%, 오세훈 서울시장 8%,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6% 순이었다. 6위까지 범보수 진영 인사들의 비호감도 수치를 모두 합하면 38%로, 이재명 비호감도 40%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조사 방식을 바꿔 대선주자 한 사람에 대한 호감도를 묻는다면 결과는 다르게 나온다. 지난 6일 공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여론조사 결과(2월3~5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는 61%로 다른 대선주자들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오히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비호감도가 76%로 가장 높았다. 이외 홍준표 시장 74%, 오세훈 시장 68%, 김문수 장관 65%였다.
 
대선주자 한 사람에 대한 호감도를 물으니 결과가 달라진 것이다. 같은 조사에서 중도층에서 비호감도가 가장 낮게 나온 대선주자도 역시 이 대표였다. 이 대표는 중도층에서 유일하게 50%대의 비호감도를 기록했다.
 
물론 특정 조사만으로는 이 대표의 비호감도를 단정할 순 없다. 다만 평가는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도 자신의 비호감도를 낮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비호감도가 높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고, 민심에 신경 쓰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됐는지 우리는 이미 똑똑히 지켜봤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정치팀장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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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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