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A 불공정 조사 나선 한국여행업협회…여행 플랫폼 '황당'

협회 회원사 불만 접수해 공론화…불공정 거래 개선과 협업 모색
여행 플랫폼 "당혹스럽다" 반응
업계 "OTA 이용 증가로 여행사 위기감 반영된 듯"

입력 : 2025-02-14 오후 2:08:2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여행사와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불공정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협회는 회원사들의 꾸준한 불만을 취합해 공론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같은 움직임에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느닷없이 조사 대상이 돼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1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한국여행업협회는 지난 10일 공식 홈페이지에 '온라인 플랫폼 거래 관련 불공정 사례 파악 협조 요청'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협회는 해당 공지에서 디지털 경제 확산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여행상품 유통이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한 거래 행위로 인해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위해 회원사로부터 불공정 거래 사례를 접수할 예정입니다. 대상 기업으로는 네이버(NAVER(035420)), 카카오(035720) 등 포털을 비롯해 국내·해외 OTA(온라인 여행사)가 포함됐습니다. 
 
이진석 KATA 회장은 지난해 12대 회장에 당선된 후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이 회장이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여행사 생존과 성장을 위한 먹거리 지키기 운동'의 일환으로 추진됐습니다. 
 
이 회장은 네이버 여행 상품 웹 크롤링(정보를 자동 수집, 분류, 저장 하는 행위)을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지목하며 여행사가 겪고 있는 부당 대우 및 불공정 사례를 전반적으로 파악한 뒤 대응팀을 구성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입니다.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국내 OTA업계는 여행업협회의 행보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 사옥.(사진=뉴시스)
 
카카오는 여행사가 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포털 검색 결과에 여행사가 노출되면 해당 여행사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방식입니다. 이에 카카오 측은 불공정 거래와 무관함에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입니다.  
 
네이버는 이 회장이 언급한 네이버의 웹 크롤링 문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별도의 웹 크롤링을 통해 여행사 상품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입점 여행사와 직접 협업해 상품 정보를 반영하는 방식"이라며 "입점 여행사 의견을 적극 수렴해 여행사와 여행자 양측 모두 편의를 높이는 서비스로 고도화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OTA 업계도 계약에 따라 협업이 진행되는데 어떤 문제점을 제기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국내 OTA 관계자는 "기존 여행사를 우리가 업무적으로 침범하고 있는 건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크롤링 문제도 오히려 우리가 그들에게 크롤링을 당하면 당했다"고 반박했습니다. 
 
OTA업계 일각에선 이번 조사를 두고 트집잡기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여행사보다 OTA 쪽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이 늘다 보니까 뭐라도 꼬투리를 잡아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여행업협회는 이번 조사의 목적이 불공정 행위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 플랫폼 기업과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협회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웹 크롤링 문제가 논란이 됐고,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여러 애로사항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따라서 이를 명확히 공론화하자는 취지에서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불공정 요소가 있다면 개선을 요구하고, 협업할 부분이 있다면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잘못된 오해가 있다면 이를 해소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진석 KATA 회장은 지난해 12대 회장에 당선된 후 올해부터 임기를 시작했다.(사진=한국여행업협회)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신상민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