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구하기…미, TSMC 이어 삼성도 압박?

“TSMC 거부 시 삼성 압박할 수도”
삼성전자 TSMC 이어 파운드리 2위

입력 : 2025-02-17 오후 3:33:41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 정부가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TSMC를 상대로 인텔 파운드리 공장 지분 인수 압박에 나선 가운데, 파운드리 2위 업체인 삼성전자(005930)도 영향을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전문가들은 TSMC보다 기술력이 낮은 삼성의 경우 인텔과의 협력 압박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AI칩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장 건립 요구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7일 미국과 대만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최근 TSMC 경영진과 만나 미국 정부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와 함께 합작법인을 만들어 인텔 파운드리 지분을 인수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사실상 벼랑 끝에 내몰린 인텔 구하기에 TSMC를 동원하는 모양새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TSMC의 경우 첨단 기술을 가져 인텔 구원에 적합한 대상으로 볼 수 있지만, 삼성전자는 그렇지 않다고 봤습니다. 다만, TSMC가 인텔과의 협력을 거부한다면 다음 '인텔구하기'의 상대로 삼성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밖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에 대해 HBM 반도체 생산 공장 건립을 압박해 올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TSMC를 끌어들인 건 파운드리 위기를 맞은 인텔의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인데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파운드리 수주나 기술력이 녹록지 않아, 인텔과의 협력 제안을 받을 가능성은 낮게 보인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원은 “TSMC가 인텔 협력에 ‘NO’라고 할 경우엔 삼성에게 (인텔과)협력에 나서라고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도 “미국은 TSMC 투자를 통해 자국 내 파운드리 산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면서 삼성이 인텔 협력 방안을 받아들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이어 “미국은 삼성에게 HBM에 대한 투자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삼성이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주가 확보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SMC는 AI칩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로부터 수주를 받아 AI칩을 만듭니다. TSMC를 통해 첨단 파운드리 공장이 미국에서 운영된다면 대규모의 AI칩이 미국에서 만들어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HBM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삼성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 역시 “삼성의 경우 파운드리 시장 지배력이 낮아 인텔 소생에는 적합한 대상자로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협력보다는 HBM 등 메모리 공장 반도체를 더 지으라고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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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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