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대상국에 한국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포고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철강제품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에도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아울러 자동차·반도체에 대한 관세도 검토한다고 언급하면서 국내 주요 업계가 트럼프발 ‘관세 폭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예고한 대로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대해 “예외나 면제 없이 적용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포고문에는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8년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에도 오는 3월12일부터 일률적으로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간 한미 양국 협상으로 263만t 물량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 받아온 쿼터제가 폐기되는 것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도 했는데요. 이에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에 전방위적 관세 폭풍이 우려됩니다.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철강 외에 가전업계 또한 악영향이 불가피합니다
. 냉장고·세탁기·
TV 등 가전 원자재에 철강 비중이 상당하기에 제품 단가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현재
삼성전자(005930)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세탁기를
, LG전자(066570)는 테네시주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는 등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한 상태인데요
. 주요 생산기지인 멕시코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방침으로 미국 내 라인 확대 등을 검토하던 상황에서 철강 관세 부과 조치까지 더해져 셈법이 복잡해졌습니다
. 이에 가전업계는 미국산 강판 구매 등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가전업계 관계자는
“일괄적인 관세가 부과될 경우 철강을 수입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의 원자재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 했습니다
.
자동차 업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약 1t가량의 철강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한국에서 생산된 철강 등 원자재를 미국으로 들여와 현지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2기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었는데요. 원가 부담이 늘어난 셈입니다. 이러한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제철은 미국에 전기로 방식의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수조원 가량의 건설비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관세 목표로 자동차가 지목됨에 따라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는데요. 자동차업계는 대미 수출 비중이 높아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전체 수출 대수의 55.6%를 북미 시장에 보냈습니다.
반도체 업계는 아직 구체적인 관세 부과 방침에 나오지 않은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범용 메모리의 경우 중국 업체의 공급량 확대로 가격이 많이 하락한 상태고,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수요가 높아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HBM을 반드시 필요로 하고 있기에 관세를 많이 부과하면 오히려 자국 기업에 안 좋을 수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며 “빅테크 기업의 수주가 중요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 내 생산 라인 확대로 관세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