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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쎄트렉아이(099320)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한화에어로)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자회사들의 영업손실로 연결기준 3년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쎄트렉아이는 한화에어로의 자회사로 실적 부진을 기록한 회사들은 한화에어로의 손자회사가 된다. 특히 인공지능기반 위성영상 분석사업 손자회사인 SIA의 영업손실이 100억원대에 달하면서 쎄트렉아이의 턴어라운드를 지연시키는 모습이다. 경기 침체에 따라 위성 데이터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가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쎄트렉아이는 본사업인 위성 제작 사업은 꾸준히 수주 물량을 늘리면서 매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에 향후 쎄트렉아이의 흑자 전환의 키는 본사업인 위성 제작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쎄트렉아이의 SPACE-T EYE 위성(사진=쎄트렉아이)
자회사 적자에 영업이익 개선 '난항'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713억원, 영업손실 3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직전연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1254억원)은 36.6% 늘었지만, 영업손실(44억원)은 지난 2022년 77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3년 지속되는 모습이다.
쎄트렉아이의 적자 지속 원인은 자회사들의 사업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파악된다. 쎄트렉아이는 본업인 인공위성 제작 사업과 함께 자회사들을 통해 인공위성 데이터 판매(SIIS, 에스아이아이에스), 인공위성 데이터 분석 사업(SIA, 에스아이에이)을 수행한다.
특히 SIA가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쎄트렉아이 영업손실 지속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위성 데이터 분석 활용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이를 원하는 수요가 낮은 까닭에 수익성이 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IA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7억원, 영업손실은 107억원을 기록했는데, 직전연도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36억원)은 감소하고 영업손실(78억원)은 늘었다.
이에 SIA는 지난해 3분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됐다. 에스아이에이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는 -195억원으로 직전연도 자본총계(-90억원)에서 2배 이상 늘었다. SIA는 지난해 말 인력 구조 조정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비용을 줄이고 자본 확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자회사인 SIIS도 상황이 좋지 않다. SIIS도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에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전환됐다. SIIS는 지난해 3분기 매출 45억원, 영업손실 12억원으로 직전연도와 비교했을 때 매출(40억원)과 영업손실(19억원)이 개선됐다. 아울러 같은 시기 에스아이에스의 자본총계는 5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본업인 위성 제조 사업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업인 인공위성 제조 사업으로 자회사들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다. 다만,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 시점이 최소 올해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한동안 쎄트렉아이가 자회사들의 손실을 메우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본업 실적 확대…착실하게 쌓이는 수주잔고
자회사들의 경영난과 달리 본 사업은 꾸준히 매출과 수익성이 점차 늘고 있다. 매년 수주잔고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주잔고의 증가는 향후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쎄트렉아이의 수주잔고는 5417억원으로 2023년 말(3538억원) 대비 53%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쎄트렉아이의 가동률은 92.5%로 높은 수준이 유지되는 등 수주잔고를 소화하는 중이다.
수주 증가의 원인은 국가기관 등의 인공위성 수요로 파악되며, 국가 차원에서도 인공위성 개발 사업에 예산을 배정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첨단 인공위성 개발 예산으로 올해 2123억원을 배정하는 등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쎄트렉아이는 인공위성 제작 사업에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함에 따라 자회사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본 사업을 통한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쎄트렉아이의 본 사업이 진척되면서 파생 사업을 하는 자회사들의 실적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월 쎄트렉아이는 초고해상도 광학위성을 발사하는데, 위성이 발사된 후 오는 하반기부터 인공위성이 생산하는 데이터를 에스아이아이에스를 통해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쎄트렉아이의 연결기준 매출액을 2054억원, 영업이익을 34억원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과제도 남아 있다. 특히 가장 큰 부진을 보인 SIA의 손실을 메우려면 인공위성 제작 사업의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쎄트렉아이가 제작하는 광학 위성은 전략 물자가 아닌 탓에 수출 가능성은 레이더 위성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쎄트렉아이의 전체 매출 중 국내 매출 비중은 93%로 2023년 말(91%)에 비해 더 상승하는 등 국가기관 의존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한편 관련 업계는 올해 1분기 쎄트렉아이가 새로운 초고해상도 광학위성 발사하면 SIIS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 보고 있다. 고해상도의 광학위성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판매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IB토마토>는 쎄트렉아이 측에 향후 인공위성 발사 이후 창출할 수 있는 자회사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질문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