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쇼크' 한국경제…출구전략 '깜깜'

정부 기관 성장률 전망 줄줄이↓
1.5%보다 더 하락한 1% 전망도
이달 수출, 전월비 10.2%↓ 추정
'탄핵 결론나야…내수기업 수출전략도"

입력 : 2025-02-25 오후 5:32:0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정부 기관의 발표 때마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정국 불안 요인과 내수 부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이 날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하락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겁니다. 정국 혼돈 등 분열을 딛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공급망 재편 등 급변하는 대외무역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출구전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5일 한은의 경제전망 분석을 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1월 전망(1.9%)보다 0.4%포인트 하향한 1.5%로 예상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8%→1.6%→1.5%'…하락하는 성장률 
 
25일 한국은행의 경제전망 분석을 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1월(1.9%)보다 0.4%포인트 하향한 1.5%에 그쳤습니다.
 
앞서 정부는 올해 초 수출, 건설 경기 부진을 우려해 2.2%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1.8% 전망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존 2.0%에서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1.6% 수정치를 내밀면서 잿빛 경고를 예고했습니다.
 
성장세 약화 요인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악영향뿐만 아니라 소비 위축 등 내수 부진 장기화도 꼽았습니다. 지난해 1.2%로 더딘 민간소비가 올해 '실질구매력 개선'으로 1.8% 증가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입김과 달리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를 1.6%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번 한은의 전망치는 정부와 정부 기관인 KDI보다 더 낮은 수준입니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 변수로 차갑게 식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올해 1분기(1~3월)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2%에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정책,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위축, 날씨 등 일시 요인의 영향 등 앞서 예상한 0.5%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내수의 완만한 회복 시점은 2분기 이후로 내다봤습니다. 정치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인데, '장미 대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올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도 각각 0.6%포인트, 0.4%포인트 낮춘 1.4%, 2.6%로 전망했습니다. 건설투자는 -1.3%에서 -2.8%로 악화를 예상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1.5% 더 추락할 가능성도
 
하지만 정부 기관의 전망과 달리 하락 리스크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최근 주요 투자은행(IB)들은 1.5%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씨티은행은 1.5%에서 1.4%로 0.1%포인트 더 낮춘 바 있습니다. 올해 1.3%로 전망한 JP모건의 경우는 1.2%로 낮췄습니다. 기존 1.1%에서 1.0%로 하향 조정한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정치적 위기와 부동산 섹터의 침체를 주된 리스크로 꼬집었습니다. 
 
통상환경 악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봤습니다. 연말로 갈수록 하방 압력이 증대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신제품 갤럭시 S25 출시와 상반기 중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5%→3.5%), 재정 신속집행 추진 등 1분기 상방 요인도 배제할 수 없지만 실질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미국 자동차 관세 정책도 최대 고민거리입니다. 아시아 중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꼽힙니다. 영국 금융기관인 바클레이스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에 더해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자동차 분야는 아시아 신흥국 중 한국이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기업의 생산 여건도 불안 전망을 더하고 있습니다. 노무라 측은 "관세 인상으로 한국산 반도체 가격이 올라도 수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시설 강화 및 보조금 삭감 등으로 생산 여건이 불리해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6일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비관적 수출 전망…내수기업, 수출화"
 
당장 이달 수출 성적은 비관적 전망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1~20일 수출 증가세는 지난해 설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 등 기저효과인 데다, 일평균 수출액도 둔화세입니다.
 
특히 2월 전체 수출액은 전월보다 10.2%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해외 IB 중 HSBC 측은 "2월  조업일수를  감안하면  2월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6.8%(1~20일 +16.0%) 증가하나 1월과 비교해 10.2%(1~20일 -5.1%)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부 기관의 한 관계자는 "탄핵 국면이 최후 변론까지 왔지만 분열이 수습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게 정치 혼돈"이라며 "어떻게든 (탄핵 등) 빠른 결론이 나야 대외무역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출구전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습니다.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전략도 요구되는 부분입니다.
 
박양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간접수출에 참여한 기업이 우수한 역량과 간접수출 과정에서 축적된 지식·경험을 바탕으로 직접수출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며 "다양한 직접수출 확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대중소 해외동반진출사업'과 같은 가치사슬에서의 상생협력에 기초한 정책의 현실적 적용 방안의 모색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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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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