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美 전기차 공습 대비 서둘러야"

입력 : 2010-12-06 오후 5:08:59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4년여만에 바뀐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가 새로 채택되면서 국내 업계의 대응이 또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아직 전기차에서 걸음마 단계인 국내업체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클린디젤 등 다양하게 분산돼 있는 친환경차 분야의 초점을 새로 잡아, 곧 닥쳐올 미국 전기차 공습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美 전기차 공습 임박
 
FTA 추가협상에서 전기차 관세는 기존 10년후 단계적 철폐에서 발효후 4%, 이후 5년내 단계적 철폐로 크게 낮춰졌다.
 
기존 협상에서 빠졌던 전기차의 관세 철폐가 새롭게 포함된 것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기차를 꼽은 제너럴모터스(이하 지엠) 등 미국내 업계의 주문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지엠의 '시보레 볼트'와 닛산의 '리프' 등 완전 전기차가 등장하는 미국시장에서 이들 전기차는 부진을 면치못하는 미 자동차 업계가 분위기를 일신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되찾을 돌파구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들 고속전기차는 기존 하이브리드 등 내연기관을 대신하기 보다 근거리 이동수단인 '커뮤터' 형태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 일본 친환경 차량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일반 차량 등에 밀려 자국 시장을 내주왔던 미국차가 새로운 돌파구로 전기차를 꼽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 현대차, 2013년까지 친환경車 개발
 
국내에서 전기차 개발에 가장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은 현대차(005380)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2012년 친환경차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액화석유가스(LPI)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던 이전 친환경차의 스펙트럼을 다양화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올해말부터 쏘나타와 K5 등 주력모델의 풀하이브리드 모델이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또 내년부터 현대차(005380)는 소형 해치백 'i10' 기반의 전기차 블루온 시범생산에 나서 500여대를 공공기관에 공급하고 2012년까지 총 2500대를 양산할 계획이다.
 
기아차(000270)도 내년말 크로스오버유틸리티(CUV)형태의 신형 전기차 개발을 통해 오는 2012년 200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또 수소연료전지차의 개발도 마무리 짓는 한편, 브라질 등 남미 시장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바이오에탄올 차량도 상용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 친환경차, 선택과 집중 필요!
 
현대차그룹의 이같은 다양한 친환경차 개발 방향과 관련해서는 '대세로 떠오른 전기차 개발에 주력해야한다'는 의견과 '좀 더 다양한 친환경차 개발폭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이 아직 소형차 위주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형급 이상의 고속 전기차 개발까지 점차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이브리드와 풀하이브리드는 이미 전기차에 뒤쳐진 기술이고, 수소연료전기차는 전기차 기술을 마무리 지은 뒤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술에 대한 경쟁력이 충분한 상황에서 시장 확대 추이를 좀 더 지켜보며 포트폴리오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명훈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전기차가 협상에 포함된 것은 국내업체들의 기술력 수준을 우려한 미국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측면도 있다"며 "우리 업체들은 오히려 전기차로 가는 하이브리드의 다양한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정된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도 "시장선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프라 구축이 더딘 상황에서 시보레 볼트 등의 국내 도입은 큰 파괴력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가솔린이나 디젤에 비해 가격, 인프라 등의 악재조건이 많아, 당분간은 하이브리드차량이 오히려 친환경차 대표주자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토마토 김세연 기자 ehou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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