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관세 전쟁에 코스피 '초토화'…환율도 급등

코스피·코스닥 5%대 폭락… 8개월만에 사이드카 발동
홍콩·일본 등 아시아 일제히 급락
기술수출 에이비엘바이오 제외 대부분 종목 하락
"변동성 불가피…비합리·극단적 충격 대비해야"

입력 : 2025-04-07 오후 5:05:46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미국 발 관세전쟁이 본격화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국내증시가 2400선이 무너졌고,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가 폭락했습니다. 원달러환율은 윤석열 씨 탄핵 이후 1430원대로 내려갔지만 이날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하며 다시 1470원대를 찍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변동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465.42)보다 137.22포인트(5.57%) 내린 2328.20에 장을 마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5.57% 폭락한 2328.20에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106.17포인트(4.31%) 하락한 2359.25로 출발해 하루 종일 4~5%대 하락률을 오가며 장중 52주 최저가를 찍기도 했습니다. 이날 저점인 2327.01은 지난 2023년 11월1일 기록한 2288.64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1692억원 순매도했으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7599억원, 2436억원 매수했습니다. 장 시작과 함께 코스피200선물 하락세가 거세지자 9시12분엔 매도 호가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 만입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36.09포인트(5.25%) 폭락한 651.30에 마감했습니다. 2.96% 갭하락한 667.02에 개장해 낙폭을 키웠습니다. 외국인이 2017억원 매도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26억원, 79억원 매수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005930)(-5.17%), SK하이닉스(000660)(-9.55%),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5.71%) 등 주요 코스피 종목들은 거의 대부분 하락했습니다. 시총 상위 100종목 중 상승으로 마감한 종목은 한국전력(015760)이 유일합니다.
 
코스닥 시장에선 글로벌 제약사와 4조원대 기술 수출 계약으로 상한가를 찍은 에이비엘바이오(298380)를 제외하고 알테오젠(196170)(-7.58%), 에코프로비엠(247540)(-5.61%),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7.14%) 등 대부분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서 아시아 증시는 동반 급락했습니다. 특히 S&P500선물지수가 3%대로 하락하는 등 이날 밤의 추가 하락을 예고해 주간 아시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대만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표 직후 연휴로 3일과 4일 휴장 후 이날 다시 거래를 시작, 가권지수가 단번에 9%대 추락하며 관세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했습니다. 일본 역시 개장 직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7.8% 하락했습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8.9%, 홍콩 항셍지수는 13% 넘게 밀렸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주 미국 뉴욕증시는 중국의 34% 보복관세 예고에 3일(이하 현지시간)과 4일 연이어 급락했습니다. 양일간 S&P500 지수 등 주요 증시는 10%가량 급락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전일보다 45% 급등한 45.31을 찍었습니다. 이는 5년 만에 최고치이기도 합니다. 
 
증시 급락에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5일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반 트럼프'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 않고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상호 관세 부과 등과 관련해 "대중국 무역 적자가 해결되지 않으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관세는)수십억 달러를 미국에 가져올 것"이라며 "관세가 매우 아름답다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글로벌 관세 전쟁 속에서 원화 가치도 급락했습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33.7원 급등한 1467.8원에 마감했습니다. 전 거래일인 4일 윤석열 씨 파면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1430원대로 3.29원 하락했지만 하루 만에 이를 되돌렸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주식시장의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는 관세와 강경한 트럼프 태도에 증시 반응 또한 예상을 뛰어넘은 수준"이라며 "관세 협상부터 지속 기간, 이에 따른 미국 물가와 경제 충격 등 불확실한 변수들로 주식시장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갖기 어려운 상황으로 당분간 주식시장의 비합리적, 극단적 충격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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