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유지웅 기자] 거대 양당의 대선 경선이 반환점을 돈 가운데 민주당은 이재명 '1강', 국민의힘은 김문수·한동훈·홍준표 '3강' 구도가 굳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관심은 민주당의 2위 싸움과 국민의힘의 4위 경쟁입니다. 민주당에선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여론조사상 4~5위권을 형성하고 있어 누가 최종 컷오프 대상이 될지 주목됩니다. 이번 주가 지나면 여야의 대선 후보군은 총 10명 내로 정리될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어대명 속 양김 '2위 경쟁'…10%대 지지율 확보 '주목'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전날까지 진행된 민주당의 충청·영남권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이 김동연 지사는 5.27%, 김경수 전 지사는 5.17%에 그쳤습니다. 두 후보의 격차는 0.1%포인트로 접전 양상이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가 두 지역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이 89.56%로, 9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지사의 득표력은 상당히 미약한 셈입니다.
이른바 당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흐름이 확인된 상황에서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지사에겐 현실적으로 목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래서 나온 것이 '착한 2등론'입니다. 이번 경선에서 2위 자리를 확보해 대선 이후 차기 당권이나 지방선거 준비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정치권의 관심도 이재명 전 대표에 이어 민주당의 2위 후보는 누가될지에 모아집니다.
여기에 2위 후보가 10%에 가까운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할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오는 26일 호남권 경선에서 당원들의 선택이 김동연, 김경수 두 후보의 10%대 득표율을 가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동연 지사와 김동연 전 지사의 2위 경쟁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은 '착한 경선 전략'입니다. 두 후보는 과거 대선 경선이나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보였던 '네거티브' 대신 상대방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해 대장동 개발 의혹 등을 제기하는 등 '네거티브' 공세에 나선 결과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 것도 이들이 '착한 경선 전략'을 펴는 이유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두 후보는 정책적으로 대통령 집무실 이전, 증세·개헌 문제 등에 있어선 이재명 전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이날도 정책 발표에 중점을 뒀습니다. 그는 빈곤없는 사회를 위해 중위소득 40%의 최저 소득을 모든 국민에 보장하는 '국민기본생활보장제도'를 비롯해 검찰청 폐지와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을 사회·정치 분야 공약으로 제시했습니다.
지난 2023년 1월11일 당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3강 2중' 속 나경원·안철수…진출자 따라 구도 '요동'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이날부터 양일간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22일 최종 4명의 후보를 발표합니다. 다른 정당 지지층은 빼고,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의 응답만 반영하는데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의 이른바 '빅4' 진출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남은 한 자리를 두고 나경원·안철수 의원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구도입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4월16∼18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집계한 후보 적합도는 김문수 전 장관이 27.8%, 한동훈 전 대표가 19.8%, 홍준표 전 시장이 17.9%였습니다. 이어 나경원 의원 10.2%, 안철수 의원 7.7%였습니다.
전날 발표된 <CBS노컷뉴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4월18~19일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도 궤를 같이 합니다.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는 한동훈(21.1%), 김문수(21.0%), 홍준표(20.6%), 나경원(7.2%), 안철수(6.1%) 순이었습니다.
두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면서, 4위 자리를 놓고 감정적 공방도 격해지고 있습니다. 전날 안 의원이 '반탄'(탄핵반대파) 후보들을 향해 "전광훈당으로 가라"며 일갈하자, 나 의원은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다니는 뻐꾸기 그만하고, 안철수당 만들어 갈 길 가라"라고 응수했습니다.
안 의원은 이날 대구시당 기자회견에서도 나 의원을 겨냥해 "'탄핵 각하'를 외치던 분이 탄핵이 인용되자마자 대선판에 뛰어들었다"며 "몰염치의 끝"이라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두 후보 중 누가 4인 경선에 진출하느냐'는 양자대결로 좁혀지는 2차 컷오프에도 영향을 미칠 걸로 보입니다. 나 의원이 2차 경선에 진입할 경우 '탄핵반대파'(김문수·홍준표·나경원)와 '탄핵찬성파'(한동훈) 간의 3대 1 구도가 형성되는데요. '반탄파' 표가 분산되면서 한동훈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4강 안에 안철수 의원이 들어간다면 '반대파'와 '찬성파' 간에 2대 2의 팽팽한 구도가 만들어지며 접전 양상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