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기업들이 초핵심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채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단순한 공고 게시만으로는 좋은 인재를 만날 수 없는 시대가 됐는데요. 인재 주도 시장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업이 먼저 움직이고 관계를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3회 HR 리더스 인사이트' 컨퍼런스에서는 이런 변화의 흐름이 집중 조명됐습니다. 명함앱 리멤버 운영사 리멤버앤컴퍼니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HR POWER SHIFT: 채용시장의 지각변동'을 주제로, 기업 인적자원(HR) 리더 400여 명이 모여 최신 인재 영입 전략을 공유했습니다.
리멤버앤컴퍼니는 22일 ‘HR POWER SHIFT: 채용시장의 지각변동’을 주제로 제3회 ‘HR 리더스 인사이트’ 컨퍼런스를 개최했다.(사진=뉴스토마토)
이직 고려자는 14%뿐…73%는 "좋은 기회 있으면 검토"
최재호 리멤버 총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지금 이 순간,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직장인은 전체의 14%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86%는 이직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스스로 채용 공고를 찾아보지는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 400명이 모였다면, 실제로 이직을 고민 중인 사람은 약 50명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나머지 350명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인재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리멤버 앱에서 이직에 열린 태도를 보이는 직장인은 전체의 73%에 이르며, 기업이 먼저 접근하고 관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이들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최재호 리멤버 총괄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공고만 올려서는 안 된다…먼저 다가가고, 관계를 쌓아야"
최 대표는 "AI는 단순히 기술이 아니라, 채용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핵심 인재는 바쁘고 현재의 자리에서 인정받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반적인 채용 공고에는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제는 단순히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보다, 티타임 제안 등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다가가는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사 채용 플랫폼인 리멤버를 활용한 '다이렉트 소싱' 사례도 소개했습니다. 키워드나 필터를 활용해 적합한 인재를 찾고, 이력서 검토 후 직접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입니다. 이 메시지는 앱 알림 또는 카카오 알림톡을 통해 발송돼, 인재 대부분이 이를 확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채용은 기업의 선택 아닌, 후보자의 결정"…리버스 리크루팅 부상
이날 윤영돈 윤코치연구소장은 "이제 채용은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결정하는 시대"라며 '리버스 리크루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지원자를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자의 경험과 피드백을 관리하며 채용 과정 전반을 개선해 나가는 전략입니다.
그는 특히 "많은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이라며, 기업 문화와 리더십 혁신의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또한 "20년 전 제가 지원했던 회사와 면접관의 얼굴까지 기억난다"며 "채용은 단순한 선발이 아니라, 지원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채용의 첫인상이 곧 기업의 이미지로 연결되는 만큼, '채용 경험'의 질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400여명의 기업 인사관리 담당자들이 참여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