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프로야구와 역전 1위

입력 : 2025-05-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오승주 선임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5월11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8대0 완승을 거두며 12연승을 달렸습니다.
 
한화 12연승은 빙그레 시절이던 1992년 이후 33년만입니다. 그 해 세운 구단 최다 연승 14연승을 깨뜨릴지 세상이 주목합니다. 말이 33년이지, 그 해 태어난 아이가 만 33세라는 뜻입니다. 강산이 3번 변한 겁니다. 
 
한화 팬들은 ‘보살’이라 불립니다. 하도 많이 깨져서 마음이 성치 않지만, 속으로 삭이고 삭인다고 해서 보살입니다.
 
KBO 홈페이지를 좀 뒤졌습니다. 당장 2020년대만 해도, 한화는 2020년과 2021년, 2022년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에는 10개 구단 가운데 9위, 2024년은 8위입니다. 그런데 올해 완전 미쳤습니다. 이 기세라면 정규리그 우승은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넘볼 기세입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입니다. 1986년 뒤늦게 프로야구판에 뛰어든 뒤 빙그레를 거쳐 1994년부터 한화로 변신했습니다.
 
일명 가을야구라고 하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 2018년이니, 올해 포스트시즌에 나서면 7년만에 가을야구를 맛보게 됩니다. 이 기세를 이어 가을야구까지 달린다면 대전 등 충청권을 비롯한 한화팬들, 행복에 겨운 2025년을 보낼 겁니다.
 
대전 야구장에서 툭하면 울려퍼지만 응원가는 ‘나는 행복합니다‘ 입니다. 꼴찌를 해도 울려퍼진 행복송은 올해 진짜 행복의 노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리그 한화 이글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가 8대0으로 키움 히어로즈에게 승리 후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1위해도 모자랄 판에 '밤이면 밤마다' 
 
관건은 정규리그 1위를 해야 한국시리즈 우승을 넘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시즌 초반이라 승차는 크지 않고, 각 팀들의 성적이 종이 반장 차이라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현재 포스트시즌 제도가 정착한 것은 2015년입니다. 5팀이 참가해 정규리그 1위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 직행. 3~5위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구조입니다.
 
2015년부터 지난해인 2024년까지 10년간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경우는 8번입니다. 2015년(삼성 정규 1위, 두산 한국시리지 우승)과 2018년(두산 정규시즌 1위, SK 한국시리즈 우승)을 제외하면 80%의 확률입니다.
 
제도가 약간 다르긴 해도 2000년까지 범위를 늘려도 2001년만 예외(상성 정규리그 1위, 두산 한국시리즈 우승)입니다. 다시 말해, 2000년부터 2024년까지 25번의 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경우가 22번이나 됩니다.
 
프로야구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정규시즌 내내 늘 앞서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리그 1위를 해야, 한국시리즈 우승도 넘볼수 있다는 겁니다.
 
프로야구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 것은 대통령 선거와 오버랩 되기 때문입니다. 한 쪽은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지지율 1위를 달리는데, 상대팀은 시작부터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궂은 현실의 서사를 펼쳐대고 있습니다.
 
선거법에 저촉될지 몰라 더 이상 말을 삼가겠습니다. 그런데, 자신감만 갖고 오승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상계엄도 아닌 밤중에 저질렀고, 대통령 후보를 뒤집고, 다시 재역전하는 풍경도 한밤에 이뤄졌습니다.
 
벌건 대낮 놔두고, 왜 밤에 일을 벌이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오승주 공동체부 선임기자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오승주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