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지는 한화 유증 논란…야권 “재벌개혁·상법개정”

국회서 참여연대 주최 토론회 열려
"계열사간 출자에 대한 규제 필요"
한화 "한화에너지 합병 계획 없어"

입력 : 2025-04-14 오후 5:03:24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번 유증이 오너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동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자, 한화 측이 지분 증여 등을 통해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재확인해주는 사태라며 새정부에서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참여연대 등 주최로 열린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0간담회의실에서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공동 주최하며, 범야권 정치인 21명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번 한화에어로 유증 사태는 한화의 거버넌스(지배구조)에 대한 시장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며 “하지만 적절한 제재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상법개정안 도입 뿐만 아니라 주주총회의 공정성·정당성·합리성을 강화시키는 구체적이고 부가적인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최한수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계열사간 출자 관행은 한국경제의 자원배분 비효율성을 초래한다”며 “계열사간 출자 관행이 사라진다면 총요소생산성이 약 9%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주충실의무 같은 개별 회사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계열사간 출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토론자인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는 “이번 한화에어로 대규모 유증사태는 한화에너지의 ‘승계용 시드머니 확보’ 차원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주주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상법개정안이 통과됐다면 이는 소송도 가능한 상황"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상법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김종보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은 “정치계는 ‘재벌가의 승계’가 우리사회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유증으로 인한 주식가치 희석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재벌들이 어떻게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보해 나가는지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지난 2월 한화에너지 등으로부터 한화오션 지분을 7.3%를 1조30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 20일 이사회에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습니다. 이같은 자금 흐름을 두고 주주들 사이에서는 해당 자금이 한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밑작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25%)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 측은 “한화오션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1조3000억원은 경영권 승계에 사용하지 않았고 사용할 계획도 없다”며 “또 ㈜한화와 한화에너지의 합병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규모 유증으로 인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후속 조치로 일반 유증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함과 동시에 나머지 1조3000억원은 한화에너지 등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해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줄였다”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지분 증여와 유증 규모 축소 발표 등으로 주가는 오히려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