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종식' 민심 딛고 이재명 '압승'

부·울·경 모두 40% 확보 쾌거…스윙보터 충청, '압도적 지지'

입력 : 2025-06-04 오전 6:00: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선거상황실이 차려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출구조사 결과가 이 후보의 우위로 나타나자 당직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내란 종식을 염원하는 민심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압승'을 만들어냈습니다. 지상파 3사(KBS·SBS·MBC) 출구조사 결과 이 후보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는데요. 개표 초반부터 사실상 승리를 확정 지은 이 당선인은 '스윙보터'(부동층)인 충청의 선택을 받았으며, 부산에서는 사상 첫 40%를 확보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TK 지역에서는 비록 30%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결국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자 하는 민심이 승리한 겁니다. 
 
사상 첫 부산 40%대…민심은 '심판'
 
3일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당선인은 보수의 심장인 TK·PK 지역에서 선방하며 압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부산 42.7%, 울산 46.5%, 경남 43.4%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출구조사 결과이기는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부산에서 40%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 당선인은 부산에서 38.15%의 표를 얻어 40%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 당선인은 울산에서 46.5%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2.3%포인트 차로 앞서기도 했습니다. TK·PK를 통틀어 유일한 승리입니다. 경남에서는 김 후보에게 5.4%포인트 차이로 밀려났지만, 40%대는 확보했습니다. 특히 이 당선인은 PK 전 지역에서 고르게 40%대를 확보하며 김 후보의 과반 확보를 저지했습니다. 
 
다만 TK 벽은 여전히 높았습니다. 민주당은 대선에 앞서 30%대 득표를 목표로 세웠는데요. 이번 출구조사 결과 대구에서 24.1%, 경북에서 28.2%에 그쳤습니다. 김 후보는 대구에서 67.5%, 경남에서 64.0%라는 높은 지지를 확보하며, 보수 텃밭에서 자존심을 지켜냈습니다. 
 
TK와 PK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내란을 심판했습니다. 가장 큰 격차는 광주였습니다. 광주에서 이 당선인은 81.7%를 얻어, 2위인 김 후보의 10.5%에 71.2%포인트 앞섰습니다. 전남과 전북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때로는 전략적 선택을 하기도 하는 전라도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내란 심판을 위해 '몰표'를 선택했습니다. 
 
캐스팅보트 '충청'도 '이재명' 선택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분류됐던 강원은 이번 선거에서 '격전지'로 부상했습니다. 출구조사 결과 강원에서 이 당선인은 48.8%, 김 후보는 42.2%를 확보했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강원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던 이 당선인이 내란 종식이라는 민심을 딛고 승리를 거둔 셈입니다.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충청권도 이 당선인의 압승을 택했습니다. 대전에서 이 당선인은 51.8%로 38.3%의 김 후보에 크게 앞섰고, 충북에서도 이 당선인이 51.1%로 과반을 기록했습니다. 충남·세종에서도 51.3%로 39.7%의 김 후보에 11.6%포인트 앞섰습니다. 
 
충청권은 정치 성향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불리는데, 이번에는 이 당선인의 손을 들어주며 '내란 종식'에 힘을 실은 모양새입니다. 
 
이 당선인은 대한민국 인구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 지역에서도 압승했습니다.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인천에서는 53.6%로 김 후보의 37.4%에 크게 앞섰습니다. 지사직을 역임한 경기도에서는 55.8%를 확보했는데요. 이는 전라도 지역을 제외한 가장 높은 수치이기도 합니다. 김 후보 역시 경기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지만 34.6%에 그쳤습니다. 서울에서는 이 당선인이 49.3%를 얻어 과반을 넘기지는 못했는데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서울에서 9.2%로 선방하면서 이 당선인의 과반을 저지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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