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B인베스트, 사이냅소프트 '엑시트' 속도…세컨더리 펀드 '전형'

2년 전 구주 40억 투자···장내 매도로 투자금 이미 회수
주가 영향 최소화 매각…5% 미만 지분 남긴 이유 관심

입력 : 2025-06-20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6: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국내 벤처캐피탈 KB인베스트먼트(이하 KB인베스트)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 사이냅소프트(466410)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한 KB인베스트는 사이냅소프트 상장 후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며 투자원금(40억원)을 이미 회수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량의 주식을 장기간 지속 매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겨 세컨더리펀드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게다가 남은 지분도 공시의무가 없도록 5% 미만으로 맞춰 놓는 등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출처=사이냅소프트 홈페이지 갈무리)

 

주가 충격 줄이며 회수…세컨더리 펀드 전략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인베스트는 사이냅소프트 주식 25만1812주를 보유 중이다. 지분율은 4.99% 수준이다. 

 

KB인베스트는 지난해 11월 사이냅소프트 상장 후 현재까지 회사 주식 약 24만주를 처분해 41억원을 회수했으며, 16일 종가(13120)로 환산한 잔여지분 가치는 33억원이다이미 투자원금(40억원이상을 회수했으며 사이냅소프트의 주가가 상승할 경우 멀티플 2배도 가능하다. 

 

KB인베스트는 2023년 당시 40억원을 들여 NAVER(035420)가 보유한 사이냅소프트 구주 절반을 인수했다. 투자기구(비히클)는 2021년 결성한 케이비뉴딜혁신펀드(약정 총액 1000억원)’와 2022년 결성한 케이비세컨더리플러스펀드(158억원)’을 활용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매도 주체가 세컨더리 펀드라는 데 있다. 세컨더리 펀는 통상적으로 기존 벤처투자 지분을 인수하거나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수익을 실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매도는 세컨더리 전략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실제로 세부 내역을 보면 두 펀드는 2월17일부터 5월16일까지 약 3달간 거의 매일 일정량의 주식을 장내에서 처분했다. 대량 매도에 따른 주가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래량을 맞춘 전략적 매각으로 분석된다. 매각 단가는 1만3000원~1만7000원선으로, 최근 사이냅소프트 주가 흐름과도 맞물린다. 케이비세컨더리플러스펀드의 만기가 2027년 8월로 다가오는 점도 수익 실현에 힘을 싣는다. 
 
게다가 올해 실적이 확대될 경우 FI들의 엑시트 기대감도 높아질 전망이다. 사이냅소프트는 2000년 설립된 디지털 문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2010년 네이버와 '네이버오피스'를 합동 개발한 바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7% 상승한 133억원, 영업이익은 20.3% 감소한 51억원을 기록했다. 
 
KB인베스트는 물론이고 다른 벤처금융 재무적투자자(FI) 보유했던 주식에 대한 의무보호예수(락업)는 이미 해제됐고, 최대주주인 전경헌 사이냅소프트 대표(지분율 39.03%) 주식 196만주는 상장 후 2년간 락업이라 대규모 물량출회(오버행)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는 적은 편이다. 
 

 

 

공시의무 없는 지분 4.99% 향방은?

 

남은 지분의 향방도 관전 포인트다. 매각 후 두 펀드가 보유한 지분은 도합 25만1812주로 전체 주식 4.99%다. 공시 기준인 5%에 맞지 않도록 맞춘 점이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보통 지분 4.99%는 공시 의무를 피하면서도 유의미한 수준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한선으로 본다.

 

또한 5% 미만 보유 시에는 추가 매각할 경우 공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향후 조용한 처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인베스트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마지막 구간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도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회사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KB인베스트의 매각이 단기 수익 실현이 아닌 전략적 포지셔닝 조정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금 회수 명분이 충분해졌다는 해석과 함께 다른 유망기업이나 펀드로의 리밸런싱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이냅소프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난해 12월 말 기준 주주명부와 현재 주주명부에는 차이가 있는 상황"이라며 "FI 엑시트 관련해서는 별도 확인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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