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CDMO 진출기)①왜 지금 제약사들은 CDMO로 몰리나

전통 제약사까지 가세하며 시장 경쟁 심화 예상
약가 규제에서 자유로운 중장기 수익모델 눈길
생물보안법으로 미국 내 중국 점유율 대체 기대

입력 : 2026-04-14 오전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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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는 가운데, 국내 전통 제약사들까지 잇따라 CDMO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도 CDMO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거론된다. 이에 <IB토마토>는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에 뛰어드는 배경과 전략을 짚어보고, 신시장 진출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리스크도 함께 점검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CDMO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배경에는 경쟁이 격화된 내수 시장과 국내 약가 규제의 한계,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수혜와 글로벌 규제 완화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령 예산공장 전경 (사진=보령)
 
바이오의약품 시장 고성장에 CDMO 수요 지속 증가 전망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약 5387억달러 규모로 전체 제약 시장의 42.7%를 차지하며 2030년까지 연평균 10.6%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방 시장의 고성장은 자연스럽게 CDMO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규모가 2026년 271억 3000만 달러에서 2031년 382억 9000만 달러로 7.14%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CDMO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는 지난 2025년부터 본격화된 비만치료제(GLP-1)의 폭발적 수요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복잡한 제조 공정을 요구하는 신규 모달리티의 등장이 꼽힌다.
 
삼정KPMG 역시 '2026년 국내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에 따른 CDMO 수요 증가와 경쟁 심화를 예고했으며, 특히 전통 제약사까지 CDMO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시장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미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CDMO 시장에 진출했거나 신규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보령(003850)은 지난 2024년 대만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 CDMO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쥴릭파마와 리지널 세포독성 항암제 알림타의 동남아 공급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했다.
 
종근당(185750)은 자회사 경보제약(214390)을 통해 글로벌 ADC CDMO 진출을 준비 중이며, 경보제약은 지난 2024년 8월 시작한 ADC CDMO 공장 신설에 대해 올해까지 96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생물보안법과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 수혜 기대
 
국내 기업들이 CDMO에 뛰어드는 요인 중 하나로 내수 시장의 한계가 꼽힌다. 국내 제약산업은 처방시장 의존도가 높고 약가를 정부가 결정하는 전형적인 규제 산업이다. 또한 시장 포화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명확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수 시장은 캡(상한선)이 정해져 있는 반면 글로벌 수주를 기반으로 하는 CDMO는 약가 규제에서 자유롭고 규모 자체도 글로벌 단위인 만큼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말했다.
 
특히 CDMO 사업의 강점은 매출의 지속성에 있다. CDMO 계약은 단기 하청과 달리 통상 5~10년간의 장기 파트너십으로 진행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근 수주 공시 내역을 보면 지난해 12월 유럽 소재 제약사와 체결한 1조 1103억원 규모의 계약은 2030년까지이며, 올해 3월 체결한 2796억원 규모의 계약기간은 2032년까지다.
 
아울러 최소 구매 물량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도 중장기 수익 모델로서 큰 메리트를 갖는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소 구매 물량 기준 수주총액은 211억 5300만달러, 수주잔고 107억 400만달러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해외 정세 역시 CDMO 시장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에 우호적이다. 지난해 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생물보안법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생물보안법은 중국의 우시앱텍, 우시바이오로직스 등과의 거래를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지난 2024년 5월 미국바이오협회(BIO)가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24개 제약바이오 기업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두거나 중국 소유의 CDMO/CMO와 최소 하나 이상의 계약 또는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호영 국립외교원 부교수는 KPBMA Brief 27호에 기고한 제언을 통해 "법이 시행될 경우,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는 중국의 미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대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우리의 원료의약품 산업은 고품질·고부가가치의 원료의약품 개발 및 글로벌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탄탄한 제조기반을 갖춘 우리나라의 CDMO 업계에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제 완화 기조도 시장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최근 FDA는 2027년 회계연도 예산요구서를 통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신청 및 바이오시밀러 승인 간소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중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제도를 폐지하고, 비교임상시험 요건을 삭제하며, 바이오시밀러 승인 시 2개 부서가 아닌 1개 단일 부서에서 검토하도록 해 바이오시밀러 검토 및 승인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데이터 요구 사항이 줄어들게 되면 더 많은 바이오시밀러가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게 되며, 이는 곧 CDMO 기업들에 대한 상업용 대량 생산 수요 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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