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시장 안착…아마존·월마트도 자체 코인?

공식 금융수단 가능성 열린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유통사 도입 가속화
달러 수요·국채시장에도 영향
한국도 제도 정비 시동

입력 : 2025-06-19 오후 2:02:2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미국 상원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명확한 감독 기준을 제시한 ‘지니어스법’을 통과시키며, 디지털자산 산업의 제도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 통과로 글로벌 유통 대기업의 자체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법안은 스테이블코인을 사실상 공식 금융 수단으로 인정한 미국 연방 차원의 첫 규제 체계입니다. 가상자산업계는 해당 법안이 디지털자산 시장의 이정표로 평가합니다. 
 
'지니어스법' 통과…글로벌 유통사 움직임 본격
 
법안이 통과되면서 글로벌 유통 대기업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마존, 월마트 등은 이미 내부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 중이며, 지니어스법 통과를 계기로 도입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들 기업은 카드사와 은행에 지불하는 결제 수수료를 줄이고, 정산 속도를 높이며, 자사 플랫폼에 고객을 고정시킬 수 있는 ‘락인’ 전략을 추진 중입니다.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은 물론 결제 데이터를 독점하고 자체 경제권을 확장하는 등의 다각적 효과가 기대됩니다. 
 
미국 정부도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X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3조7000억달러(약 5113조77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관련 법제화가 성장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국제적 지위 강화 역시 이번 법안 통과의 또 다른 파급 효과로 꼽힙니다. 이미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서클(USDC)는 준비자산으로 미국 국채를 1260억달러(약 173조1800억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6~12배 성장할 경우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총 미국 국채 보유 규모가 1조달러(1374조5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수요를 간접적으로 유도하며 미국 국채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뜻합니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미국이 빨리 움직이면서 시장을 장악하면 오히려 다른 나라들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콜로라도 잉글우드의 월마트 매장.(사진=뉴시스)
 
"국내 페이 시스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 키"
 
국내에서도 유통업계와 가상자산 업계를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선불 충전 시스템 보유 기업들은 기존 결제 구조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기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강 교수는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쿠팡페이 등이 유리한 조건이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위기감을 가지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7월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요건을 담은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디지털자산 혁신법’을 발의할 예정으로, 제도 정비에 따라 국내 도입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제도화에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습니다. 기존 금융권과의 이해 충돌, 소비자 신뢰도, 블록체인 기반 결제의 보안 문제 등이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또한 국내 업계는 '디지털자산 혁신법'상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해 요구되는 자기자본금 10억원 요건이 스타트업의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장점이 많으므로 이를 통한 사회적 편익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윈윈으로 갈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시황판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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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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