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자”…비핵심 자산 정리하는 철강·석화업계

포스코, 구조조정으로 1조원 현금 확보
현대, 중기사업부·단조회사 매각 시도
석화, 수처리 관련 시설 잇따라 매각

입력 : 2025-06-23 오후 2:43:11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중국산 저가 공세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석유화학 업계가 수익성이 낮거나 미래 전략과 맞지 않는 사업부를 과감히 정리하는 등,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출을 최소화해, 자사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려는 이른바 ‘허리띠 졸라매기’식 생존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직원들이 포항제철소의 한 용광로에서 쇳물이 잘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출구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최근 국내 철강·석화 업계에서는 사업 구조 개편이 한창입니다. 23일 포스코인터네셔널은 중국 철강 자회사인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 지분 100%를 광둥 WCAN 자성재료 유한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2005년 중국 장쑤성 쑤저우시에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동부 지역에서 포스코 제품을 생산·공급해왔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여러 방면으로 저수익 회사 매각을 추진·검토 중”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있는 비핵심 자산 매각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포스코그룹은 이 밖에도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산 효율성과 현금을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누적 현금창출액은 총 9491억원으로 총 51건의 구조조정이 완료됐다”고 했습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저수익 사업 55개, 비핵심 자산 71개 등 총 126개를 각각 구조조정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 역시 비핵심 자산 정리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비상 경영 체제의 일환으로 포항1공장의 중기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기사업부는 지난 1986년부터 굴삭기용 무한궤도를 생산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이 확대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지난 4월부터는 단조 전문 자회사 현대IFC 매각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석화업계도 최근 수처리 관련 사업부를 잇따라 매각하며 비핵심 자산 정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일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 내 연면적 5775㎡ 규모의 수처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시노펙스멤브레인에 매각한다고 밝혔습니다. LG화학 역시 지난 13일 첨단소재사업본부 내 수처리 필터 사업을 1조4000억원에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양도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양사는 이번 매각의 배경으로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수익성 강화, 그리고 핵심 사업 투자 재원 확보를 꼽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외형 성장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생존형 구조조정’으로 보고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철강·석화 업계는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는 재무안정성 확보와 미래 경쟁력 강화의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짚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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