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포스코그룹이 인도 1위 철강사 JSW스틸과 손잡고 현지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며 글로벌 철강 사업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습니다. 포스코는 2004년부터 여러 차례 인도 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던 만큼, 이번 10조원 규모의 합작투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꺼내 든 승부수이자 22년 만에 숙원을 푼 결실로 평가됩니다.
포스코가 20일(현지시각) 인도 JSW스틸과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오른쪽부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이희근 포스코 사장, 자얀트 아차리야 JSW스틸 사장,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 (사진=포스코그룹)
포스코는 20일(현지시각) 인도에서 JSW스틸과 합작투자계약(JVA)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사는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는 구조로 공동경영에 나설 예정입니다. 앞서 양사는 2024년 10월 장 회장과 사잔 진달 JSW그룹 회장이 직접 만나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이어, 2025년 8월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하며 협력의 큰 틀을 마련했습니다. 이번 사업 규모는 총 10조7301억원으로, 포스코는 이 가운데 절반인 약 5조3650억원을 투자합니다.
신설 제철소는 인도 오디샤주에 들어서며,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연간 조강 600만톤(t) 규모의 일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입니다. 양사는 포스코의 저탄소 조업 기술과 JSW의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결합해 인도 정부의 ‘그린스틸 분류 체계’에 부합하는 저탄소 생산 체계도 구축할 방침입니다.
특히 포스코는 2004년 이후 네 차례에 걸쳐 인도 진출을 추진했지만, 합작사 물색 실패와 용지 확보 난항, 인허가 지연 등 행정적·정치적 리스크가 겹치며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JSW스틸과 손잡고 대규모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면서, 22년 만에 인도 시장 진출의 숙원을 풀게 됐습니다.
인도는 최근 수년간 철강 수요 증가율이 10%를 웃도는 대표적인 성장 시장으로 꼽힙니다. 도시화와 제조업 확대,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자동차·가전용 고급강 수요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스코는 이번 인도 제철소를 비롯해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투자 등 해외 생산 거점 확대를 통해 현지화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 속에서 주요 시장 내 생산 기반을 직접 확보해 통상 리스크를 줄이고, 글로벌 공급망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이번 합작투자를 통해 포스코의 혁신적인 철강 기술력과 JSW그룹의 강력한 현지 경쟁력을 결합하여, 미래가치 창출은 물론 양국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포스코의 인도 제철소 투자가 상공정(쇳물 생산)을 포함한 일관생산 체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규제와 사업 여건상 진입 장벽이 높은 인도 시장에서 현지 1위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수요가 살아 있는 인도 시장에서 상공정을 포함한 일관생산 체제를 확보했다는 점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상공정은 단순히 공장을 짓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전략산업으로서 규제와 공급망, 산업정책이 복합적으로 얽힌 영역”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인도처럼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에서 현지 대형 철강사와의 합작을 통해 이를 풀어냈다는 점이 상징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도 합작투자가 단순한 해외투자에 그치지 않고, 포스코가 장기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 전략의 연장선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포스코는 과거부터 해외 일관제철소 진출을 꾸준히 모색해 왔지만, 인도는 단독 투자로 풀기에는 쉽지 않은 시장이었다”며 “이번에는 현지 1위 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고, 기존에 단독 진출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