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삼양식품, 10년 만의 M&A…'원히트원더' 우려 떨칠까

소스·패키징 일원화로 원가 절감·신사업 확장 겨냥
불닭볶음면 하나로 연매출 1.7조 돌파…소스 사업 신사업 육성

입력 : 2025-07-1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5일 18: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K푸드 열풍을 주도해온 삼양식품(003230)이 10년 만에 인수합병(M&A)에 나서며 성장 모멘텀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닭볶음면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90%가 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핵심 공정을 내재화하고 신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식품업계 특성상 유행 주기가 짧고, 경쟁사들도 유사한 사업을 이미 선보이고 있어 차별화 전략이 쉽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사진=삼양식품)
 
10년 만에 M&A 추진…패키징·소스 회사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국내 소스 제조사 지앤에프(GNF) 지분 100%를 사들이는 인수 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규모만 600억 내외로 추산된다. 지난 2015년 냉동식품업체 새아침(현 삼양스퀘어밀)을 인수한 이후 10년 만에 단행한 인수합병(M&A)이다.
 
앞서 삼양식품은 지난 5월 포장재 계열사인 삼양스퀘어팩을 흡수합병했다. 연이은 핵심 회사 통합은 향후 다양한 상품군에서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전 준비로 해석된다.
 
특히 불닭볶음면에서 파생한 소스 사업은 삼양식품의 주력으로 밀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다. 지난해 삼양식품의 소스·조미소재 매출은 431억원, 이중 수출액은 259억원에 달했다. 소스 사업의 핵심은 역시 불닭이다. 삼양식품은 불닭소스를 중심으로 소스사업부문을 강화하고 타바스코와 같은 1000억원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앤에프의 인수는 삼양식품의 제조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라며 “소스와 포장재 등 핵심 소재를 직접 관리함으로써 글로벌 생산 체계의 유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에 대해 삼양식품 측은 “아직 인수나 추후 계획 등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불닭볶음면 기반 성장세 지속…경쟁 심화 속 차별화가 관건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삼양식품은 직접 소스 생산 내재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와 소스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을 예정이다. 여기에 삼양식품은 삼양스퀘어팩 흡수를 통해 제품 제조의 핵심 공정 라인을 확보하고 이후 소스를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등으로의 사업 확장까지 노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준공된 밀양 제2공장은 위생, 품질, 자동화 수준을 대폭 끌어올린 스마트팩토리로, 삼양식품의 글로벌 생산 인프라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연면적 1만평 규모로, 불닭볶음면 연간 생산량은 8억개 이상까지 확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소스와 포장재까지 직접 통제하게 되면 공급망 안정성과 제조 효율 측면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삼양식품의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매출액은 2022년 9090억원 2023년 1조1929억원, 2024년 1조7280억원으로 매년 성과를 내고 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904억원에서 3446억원으로 281.19%까지 껑충 뛰었다. 불닭 브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실적이 크게 증가하며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까지 확대됐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5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쟁 라면사들의 글로벌 공략 강화, HMR 시장 진출 본격화 등으로 시장 경쟁가 치열한 상황에서 삼양식품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할지 여부가 향후 관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농심과 오뚜기 등도 매운맛·해외 전용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불닭볶음면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결국 ‘원히트 원더’에 그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삼양식품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재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삼양식품이 불닭 브랜드 하나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것은 고무적이지만 라면 시장은 유행 주기가 짧고 경쟁사들의 추격도 거센 만큼 브랜드 확장성과 제품 다변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장기 성장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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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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