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주말까지 수도권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울시청과 경기도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16일부터 내린 비로 경기도와 충남에서 각각 1명이 사망했습니다. 서울시청과 경기도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17일 오전 11시 기준 기상청의 단기예보 통보문에 따르면, 이날 수도권의 예상 강수량은 30~100㎜이고, 경기 남부의 경우 150㎜ 이상의 비가 쏟아질 예정입니다. 18~19일 역시 수도권 강수량은 30~80㎜로 예상됩니다. 경기 남부에서는 12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곳까지 있습니다.
17일 서울 시내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이틀 동안 내린 호우로 전국에선 이날 오전 11시까지 2명이 사망했습니다. 16일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인근에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지며 40대 남성 1명이 숨졌습니다. 오후 7시4분쯤 무너진 옹벽이 고가도로 아래 도로 쪽으로 추락하면서 주행 중이던 차량 1대를 덮친 결과입니다.
또 이날 오전 3시59분쯤 충남 서산 청지천 인근 도로의 침수된 차량 안에서 심정지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50대 운전자 A씨도 결국 숨을 거뒀습니다.
앞서 경기도청은 폭우에 대비해 지난 16일 오후 1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2단계를 가동했습니다. 비상 2단계에서는 상황관리, 시설별 피해 응급복구, 긴급생활안정 지원 등을 담당하는 경기도청 12개반 29명이 시·군 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업해 피해 현황과 대응상황 등을 점검하며 호우에 대비합니다.
17일 경기도 평택시 군문교 일대 안성천이 불어나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비상 2단계 발동 당시 △지하차도, 하천산책로, 세월교, 둔치주차장, 야영장 등 침수 우려가 있는 도민 이용 시설에 대해 사전통제 실시 △반지하주택, 산사태 취약지역 등 우선 대피 대상자 안부 전화와 사전대피 권고 △하천공사장 유수 소통 지장물 제거 등 현장점검과 현장관리자 비상대기 △선행 강우 이후 호우로 인한 산사태 발생 우려에 대비한 사전점검과 예찰 등을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김 지사는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화산지하차도 공사 현장을 점검한 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과잉 대응'을 원칙으로 작은 변수도 절대 허투루 넘기지 않겠다"고 썼습니다. SNS에 '경기도 안전예방 핫라인' 번호를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김 지사는 또 오산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이번에 내린 비가 61㎜ 정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경찰과 협조해서 바로 노력을 하겠다"며 "사고 원인이 밝혀지면 책임 소재 문제도 분명하게 다루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확한 (붕괴) 원인을 파악해서 거기에 따른 유사한 사례 예방, 또 만약에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면 분명한 책임 소재를 따지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1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오산시 옹벽 붕괴 사망 사고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서울시청은 지난 15~16일 호우에 대비한 긴급예찰을 통해 △빗물받이 8286곳 점검 △지하차도·전용도로·터널·교량 370건 정비 △위험 수목 316주 제거 △대형 공사장 58곳 점검 등을 실시했습니다.
아울러 서울시청은 16일 오후 4시30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근무 1단계를 가동했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서울시청 산하 기관들에 비상근무 방침을 안내했습니다. 해당 방침에 따르면, 시청과 구청 등은 진행 중인 하천 공사장에서 적치된 장비·자재 등을 모두 반출하고, 현장을 정리해 유수 소통 장애와 안전사고 등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 민간 공사장을 포함한 대형 공사장 관계자에게 기상 상황을 전파해 강우로 인한 안전사고가 없도록 사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동행파트너 제도를 적기 가동하는 것도 서울시청과 구청의 업무입니다. 동행파트너는 통·반장과 주민, 공무원으로 이뤄진 주민 협업체입니다. 재해 취약 지역을 순찰하다가 침수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할 때엔 자력 탈출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어르신·아동 등 저지대 재난 약자를 찾아가 안전한 대피를 돕습니다. 올해는 재난 약자 1130가구에 2887명의 동행파트너가 매칭된 상태입니다. 서울시청과 구청은 동행파트너와 사전 연락해 침수 예·경보가 적시에 가동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17일 성북구에 침수예보가 발령됐으며 동행파트너가 출동했습니다.
서울시청은 아울러 서울대공원 등 호수·연못 12곳에 빗물그룻(자연형 저류지) 64만1234톤을 준비해놓은 상태입니다. 빗물펌프장 36곳도 부분 가동하기도 했습니다. 또 배수 지원 23건, 가로수·담장 등 시설 안전 조치 13건 등 소방 활동 36건을 진행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