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미래농업 리딩 기업
대동(000490)의 자회사 대동에이아이랩이 농업의 이동, 작업, 재배 등 세 가지 축에 초점을 맞춰 인공지능(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대동은 이 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4단계 트랙터를 오는 2026년 북미 시장에 수출하며 AI 농기계 보급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대동의 AI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 자회사 대동에이아이랩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4월 자회사로 설립된 지 1년여 만에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대동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동)
대동에이아이랩은 '이동'·'작업'·'재배'라는 3대 AI 개발을 통해 국내 농업의 AI 대전환을 꾀할 방침입니다. 목표는 손 쉬워지는 농업, 똑똑한 농업입니다.
우선 이동 AI는 비정형 야외 환경에서도 농기계와 로봇이 스스로 주행 경로를 판단하고 최적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인데요. 정밀한 작업을 해야 하는 농기계 주행은 자동차 자율주행보다 오차 범위가 더 작야 합니다. 7㎝ 안으로 오차를 줄여야 하고 과수원 등의 경사지에서도 안전하게 운행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동에이아이랩은 지난해부터 과수원과 밭 사진 약 50만장, 주행 영상 약 300만건을 수집했습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존 GPS 방식에서 벗어나 비전 기술을 통한 자율주행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에 자율주행 4단계의 플래그십 트랙터인 TG-320을 출시합니다. 내년 연말에는 북미 시장에 TG-320 북미향 버전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작업 AI는 경운, 파종, 시비, 방제, 수확 등 다양한 농작업을 농기계와 로봇이 대행하는 농업 분야의 피지컬 AI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사람이 수행하던 고된 수작업을 자동화한 것인데요. 대동에이아이랩은 트랙터의 대표적인 작업인 경운에 초점을 맞춰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토양 상태를 분석하고 작업 품질을 실시간 평가하는 자율작업 모델을 개발 중입니다. 해당 모델은 기존 자율작업 대비 최대 30%의 작업 시간 단축과 15%의 연비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향후 로더, 그리퍼, 시비기 등 다양한 작업기로 확대 적용할 예정입니다.
또한 CES2025에서 공개한 모방학습 기반 다기능 로봇을 고도화해 딸기 재배에 필요한 농업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원격조작으로 두 개의 로봇 팔을 활용한 딸기 수확, 잎 제거 작업 시연이 진행됐는데요. 대동에이아이랩은 작업자가 원격으로 로봇을 제어하는 텔레오퍼레이션을 통해 로봇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도 모으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딸기 따줘"라는 명령만 해도 로봇이 알아서 동작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환경 제어와 생육진단·처방, 생산 관리로 구성된 재배 AI는 누구나 안정적인 작물 재배가 가능하도록 돕는 기술입니다. 위성, 드론, 스마트 농기계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 생육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재배 전략을 제공합니다. 노지 분야에서는 대동그룹이 4년간의 실증을 거쳐 올해 국내 최초로 벼에 대한 정밀농업 서비스를 상용화했으며 온실 분야에서는 대동에이아이랩이 스마트팜용 과수 재배 AI를 개발 중입니다.
대동에이아이랩은 올해 하반기 40개 농가를 대상으로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실증을 통해 검증할 계획입니다. 내년 1분기에는 딸기 생육 예측 AI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수확 시기를 예측해 생산 일정을 계획하고 심을 양과 수확 시점을 조절해 수익을 높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향후 농업 거대언어모델(LLM) 챗봇 AI 대동이를 에이전틱 AI로 고도화해 농민 누구나 쉽게 재배 방법을 묻고 최적의 전략을 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최준기 대동에이아이랩 대표는 "AI를 개발하면 어디에 적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동에이아이랩은 답이 정해져 있다"며 "대동의 제품과 서비스에 AI를 녹여내 농민들이 더 많은 소득을 낼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객들이 대동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그 고객 경험이 AI에 다시 쌓이면서 선순환되고, 좋은 AI로 더 좋은 제품·서비스를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