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발 관세 협상 기대와 주요 금융주의 실적 호조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지만, 연고점 부근에서 박스권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이번 주는 미국과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함께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관세 협상 등 대외 변수들이 증시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증권가는 실적 모멘텀과 증시 정책에 따른 순환매 장세 속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증시는 전주(3175.77) 대비 0.39% 상승한 3188.07에 마감했습니다. 국내 증시는 주 초반부터 미국과의 관세 협상 및 금융주들의 호실적에 기반한 주주 환원 확대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지속됐습니다. 코스피는 연고점 경신과 함께 3200선 부근에서 박스권을 형성했습니다. 이후 삼성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관련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관세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해임설이 나돌며 불확실성이 가중됐습니다.
증권가는 이번 주 코스피 밴드를 3000~3250선으로 점쳤습니다. 미국 금융주를 시작으로 오는 23일 GM, 24일 알파벳, 테슬라, 25일 인텔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특별히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경제지표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의 통화정책 방향,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그리고 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발표가 주요 이벤트로 주목됩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지표 흐름은 관세 충격이 수요 둔화보다 먼저 물가에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불확실성을 부각시키며,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역시 8월 초 상호관세 유예 종료를 앞두고 있어 금융시장은 관련 소식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스피 고점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 펀더멘털에 따른 지속성과 증시 활성화 정책 추가 진행 여부가 추가 상승을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용융자잔고도 증가하고 있지만, 차입 공매도 잔고 금액 역시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입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 우려가 야기할 수 있는 조정 심리에도, 대내외적 호재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 관련 섹터의 투심 회복에 힘입어 상승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주 순환매 장세가 예상된다며 저평가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강세 업종·종목의 추격매수보다 리스크 관리와 순환매 차원에서 대응이 유효하다"며 "소외 업종인 디스플레이, 2차전지, 건강관리 업종이 주목된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실적 전망은 견조한데, 단기 매물소화 과정이 진행된 비철·목재, 조선도 단기 트레이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시즌 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업종(지주, 증권) 중에서 실적 모멘텀이 유지되는 종목으로 옥석 가리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4.22포인트(0.13%) 내린 3188.07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