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과한 성과 우선주의”…노조, 작심 비판

LG전자 서비스 5개 노조 토론회 개최
과도한 업무에도 성과, 생각보다 낮다

입력 : 2025-07-21 오후 5:06:52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LG전자와 자회사 노동조합들이 모여 사측의 임금체계와 노동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LG전자에서 가전 수리 등 서비스 직무를 수행해온 이들은 회사의 과도한 성과주의가 임금제도에 심하게 적용되고 있어, 노동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LG전자 등 총 5개 회사 노조들이 21일 서울 영등포 국회의사당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이승재 기자)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전자지회 등 총 5개 회사(LG전자·LG하이엠솔루텍·LG케어솔루션·LG하이텔레서비스·LG하이프라자) 노조는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LG전자 및 자회사 임금체계·노동실태’ 토론회를 개최하고 “LG그룹의 성과주의 때문에 직원 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과도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며 “LG가 그동안 강조해온 정도경영과 법치, 인간존중 등의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날 지난 2월부터 약 6주간 각 5개 사업장에 속한 노동자 총 2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금체계·노동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설문조사 내용 중 퇴근이나 휴일 근무, 관리자의 부당한 요구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높게 집계됐습니다. 퇴근했거나 휴일에 고객이 연락을 해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노동자 절반 이상인 55.3%가 ‘자주 있다’고 답했습니다. 관리자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지는 61.3%가 ‘거부하기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김용도 LG전자 지회장은 토론회에서 “현장 노동자들은 여름 성수기마다 60시간에 달하는 특별연장근로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근무명령서 발부를 통해 연장근로가 강요되고 있다”며 “여름에 휴가를 가는 직원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노동자들은 과도한 업무에도 보상이 낮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본인 성과에 대한 평가 조사에 노동자들 58.3%는 ‘실제 성과보다 낮다’고 응답했고, ‘실제보다 성과가 높게 나왔다’고 답한 비율은 3.2%에 불과했습니다. 성과 평가가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가 49.1%에 달해, 노동자 절반 가량이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인식 가운데 회사 측의 실적 압박에 따른 노동자들의 실질적 피해에 대한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LG전자의 유지보수 자회사인 LG하이솔루텍 김태훈 지회장은 “냉난방기 세척 및 유지보수 영업에 대한 조직 책임자의 압박이 선을 넘은 지 오래”라며 “실적 저조자들에 대해 괴롭힘이 만연한 조직문화가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국정기획위 사회1분과 전문위원)는 “소수 노조들은 노조법 2조 개정에 대한 적극적인 요구가 필요하다”며 “다수 노조와 함께 초기업 노조를 구성해 사측과 공동 교섭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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