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법 족쇄'가 풀리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당장 조 전 대표의 서울시장·부산시장 역할론이 흘러나왔습니다. 다만 조국혁신당 내부에선 정치 개혁 완수를 위해 조 전 대표가 중앙 정치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상황입니다. 민주당에선 친문(친문재인)계를 중심으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론도 나오지만 친명(친이재명)계는 계파 갈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특별사면·복권을 결정했다. 최근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조 전 대표의 복귀가 내년 지방선거 지방도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선거판 흔드는 '조국 변수'…지선보다는 '원내'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조 전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을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조 전 대표는 내년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 출마 자격을 얻게 됐습니다.
이번 특별사면으로 조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최대 변수로 부상했는데요.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에 직접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행정 경험이 없는 조 전 대표가 지자체장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경험한 뒤 대권 도전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조국혁신당 내부에선 지방선거보다 재·보궐선거를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대선까지 5년의 시간이 남은 만큼 중앙 정치에 복귀해 정치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이나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충남 아산을이 거론됩니다.
황현선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권 교체까지 한 마당에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 같다"면서도 "많은 기대가 있는 상황이지만 스스로 판단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다만 황 총장은 앞서 <뉴스토마토>에 "조 전 대표를 더 크게 써야 하지 않겠냐"고 했습니다. 지방선거보다는 원내 진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도 "지역에 정치적 기반이 있는 사람이 지자체 선거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당이 만들어진 지 1년 좀 넘었는데, 지자체로 (조 전 대표가) 가면 당과 일정한 거리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홀로냐, 함께냐'…조국 선택에 쏠리는 눈
조 전 대표가 민주당과 손을 잡을지, 홀로서기를 선택할지도 관건입니다. 민주당 친문계는 조 전 대표의 복귀를 반기고 있습니다. 조 전 대표가 당분간 독자적 행보를 걷더라도 내년 지방선거 전 힘을 합쳐 민주당 외연을 넓힐 것이란 입장입니다.
민주당 친문계 한 의원은 "독자 신당으로서 국민이 선택해준 게 있기 때문에 (조국혁신당도)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같은 뿌리에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기에 합당까지 포함해서 궁극적으로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친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민주당과 힘을 합친다면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조 전 대표가 친문계 중심축이 돼 계파 갈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띄운 조국 사면론이 제대로 먹히며 민주당 내 친문계 영향력이 커진 점도 친명계의 경계 대상입니다.
민주당과 떨어져 호남을 중심으로 독자 세력을 만들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광주(47.72%), 전북(45.53%), 전남(43.97%) 등 호남 전역에서 40% 넘는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호남 전역에서 민주당을 앞선 가운데 전북이 민주당(37.63%)과 가장 큰 격차(7.90%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도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가 51.82%를 얻으며 이재종 민주당 후보(48.17%)를 3.65%포인트 차로 꺾고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당내에서도 독자 행보에 대한 기대감이 큽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전 대표가 저를 영입할 때 '우리 당은 민주당보다 약간 더 왼쪽을 지향한다'고 말했다"는 점을 소개한 뒤 "이재명 대통령이 '진보보수 중도보수'라고 말했고 현재 정의당이 없어 민주당보다 좀 더 왼쪽에 공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치는 생물이기에 조 대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그런(진보 정치를 대표하는) 부분에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라고 믿는다"라며 민주당과 합당 가능성을 낮게 점쳤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