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특검(특별검사)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가 찬탄파와 반탄파 간 갈등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충청·호남권 합동 연설회에서 반탄(탄핵 반대파) 후보들은 찬탄(탄핵 찬성파)를 향해 "동지를 팔아넘긴 배신자"라며 맹공격을 퍼부었습니다. 찬탄파는 "윤석열·김건희씨 부부 처단"을 외쳤습니다. 찬탄파 후보들이 마이크를 잡자 반탄 지지자들이 장대를 이탈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13일 대전 배제대학교에서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 연설회를 열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13일 대전 배제대학교에서 제6차 전당대회 충청·호남권 합동 연설회를 열었습니다. 당 대표 후보자들은 추첨을 통해 김문수·장동혁·안철수·조경태 순으로 정견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이날 오전 특검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로 찬탄파와 반탄파 후보들의 갈등은 절정으로 치달았습니다.
반탄파 후보들은 특검의 압수수색을 맹비난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 집권 두 달 만에 민주주의가 파탄났다"며 "급기야 오늘은 특검에서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했다. 전당대회에 폭탄을 던지는 테러 만행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된다면 이재명 정권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 해병) 인권탄압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라며 "무차별 출국금지·압수수색·소환조사·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미국과 국제 인권단체와도 협력해 이재명정권의 무도한 인권 탄압을 뿌리 뽑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특검에 협조적인 찬탄파 후보들을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장 후보는 "법이 누구에겐 왼쪽, 오른쪽으로 흐른다"며 "국민의힘 심장을 향해 (특검이) 칼을 겨누는데 과거를 털자며 특검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지금도 당당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찬탄파를 배신자로 규정하고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추켜세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장 후보는 "의원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특검이 무도하게 짓밟고 있는데 아직도 '내란이 끝나지 않았다' '내란 동조 세력 있다'며 국민의힘과 동지를 팔아넘기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전한길 선생은 그 겨울 우리 당을 지키자고 했던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장 후보가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낼 때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우레와 같은 환호가 나왔습니다. '윤(석열) 어게인' 슬로건을 치켜 든 지지자들이 연신 '장동혁'을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안 후보 정견 발표 차례가 오자 김 후보와 장 후보 지지자들은 장내를 일제히 빠져나갔습니다. 혼란스런 가운데 안 후보는 "극단 세력과 함께 계엄을 옹호하면 합리적 보수 당원이 다 떨어져 나간다"며 "똘똘 뭉쳐도 30%가 될 수 없다. 이렇게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계엄을 옹호하면서 어떻게 다수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냐"라며 "계엄 옹호 세력, 극단 세력과 결별해야만 이재명 대통령의 정당해산 음모에 당당히 맞설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최근 특검에 출석했던 조 후보가 연단에 오르자 "배신자" 연호가 쏟아졌습니다. 조 후보는 "당을 이렇게 망친 배신자 윤석열 부부를 우리가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며 "배신자는 바로 국힘을 퇴물 수준으로 만들고 집권 여당의 지위 야당으로 전락시킨 윤석열 부부"라고 꼬집었습니다.
극우 세력 척결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조 후보는 "헌법·법·국민 생명과 안전·자유민주주를 지키자는 것을 욕하는 건 정통 보수가 아니라 극우"라며 "당 대표가 돼서 당에 남아 있는 극우 세력을 한 명도 빠짐없이 몰아내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대전=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