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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율호(072770)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50억원에 달하는 운영자금을 조달하기로 했지만, 최대주주가 또다시 변경돼 2차전지 사업에는 다소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율호는 최근 자본적투자(CAPEX) 증가로 보유 현금은 줄어든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저하돼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졌다. 율호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감소했지만, 원가율이 늘어난 상태다. 신사업 지연으로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율호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해 한계 기업에 처할 전망이다.
(사진=율호 홈페이지 캡처)
3자배정 유상증자로 최대주주 또 변경·2차전지 사업 제동?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율호는 5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발행해 운영자금을 조달한다고 최근 공시했다. 발행 대상자는 고고스투자조합으로 오는 10월15일 납입 완료 시 최대주주가 기존 케이씨비그룹에서 고고스투자조합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앞서 율호는 지난 2023년 11월 이엔플러스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배터리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율호는 지난해 100% 자회사 율호머터리얼즈를 설립하고 자동차 배터리 재활용 관련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로 했다. 같은 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66억원을 들여 현지법인 율호 탄자니아(YULHO TANZANIA)를 설립해 2차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이엔플러스(074610)가 보유 지분을 케이씨비그룹으로 넘기고 최대주주가 케이씨비그룹으로 변경되면서 율호와 이엔플러스 간 ‘2차전지 밸류체인 통합’에는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3자배정 유상증자로 올해만 최대주주가 두 번째로 변경될 예정인 가운데 2차전지 사업 동력은 다소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율호머터리얼즈는 지난해 매출이 0원, 당기순손실은 13억원을 기록해 수익 없이 손실만 내고 있다. 자본총계는 -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탄자니아 법인(YULHO TANZANIA LIMITED)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켈과 리튬, 흑연 등 광산개발과 원소재 거래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0원, 당기순손실은 2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아울러 율호가 2대주주로 있는 아쿠아메탈스의 경우 지난해만 -76억원 손실을 내며 평가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율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금번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조달에 따라 당사가 진행중인 사업에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전기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율호머터리얼즈 매출이 언제부터 나올지는 명확하게 답변하기 어렵다. 탄자니아 법인의 경우 현재 탄자니아 린디지역의 광산탐사권을 확보 중이다. 지난 한-탄자니아 핵심광물 로드쇼에서 주한 탄자니아 대사관이 당사를 언급하며 투자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마이너스 기록 시 한계기업 '코앞'
아울러 율호는 지난 20일 소액공모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약 10억원을 지난 28일 납입 받았다. 보유 현금이 줄어든 상황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자금 조달 필요성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올해 신사업을 통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한계기업에 처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율호가 보유한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8억원으로 지난해 말 135억원보다 49.85% 감소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 손실이 지난해 상반기 8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54억원으로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신규사업 추진과 관련해서 건설중인자산의 취득이 4억원에서 213억원으로 늘어난 것이 주요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CAPEX를 뺀 잉여현금흐름(FCF)은 올해 상반기 -228억원을 기록했다.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자금 조달 필요성은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율호는 지난 4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유로스퀘어 토지와 건물을 56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맺으면서 유형자산의 취득(CAPEX)은 늘어났다. 율호는 지난 4월 해당 물건을 담보로 제12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해 계약금과 중도금 210억원을 대용납입한 바 있다. 아직 오는 2026년 4월24일 납입해야 할 잔금 350억원이 남아 있다.
율호 매출은 본업인 IT 통합 솔루션 사업 수요가 늘어나 올해 상반기 3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86억원보다 36.07%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8억원으로 소폭 줄어 적자가 지속됐다. 매출원가가 지난해 상반기 18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88억원으로 56.25% 확대되면서다.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64.37%에서 올해 상반기 73.91%로 늘었다. 특히 원가율은 2차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한 지난해 83.40%까지 높아졌다.
무엇보다 율호는 2023년 적자로 전환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지난 2022년 1.90에서 2023년 -0.95로 적자 전환했고, 2024년 -1.35로 마이너스가 확대됐다. 이에 율호는 올해 하반기에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한계기업에 처할 예정이다.
율호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매출원가는 각 프로젝트별로 상이하기 때문에 일부 증감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회사 또한 한계기업 위험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회사 본업인 IT 통합 솔루션의 신규거래처 확보를 통해 매출 상승 및 수익성 개선을 진행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