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천국이 도서관과 같다면, 이곳이 자동차 매니아에겐 천국이겠구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새롭게 재개장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 1층에 발을 들이자마자 든 첫 느낌입니다. 촘촘히 놓여 있는 책장들과 휴식 공간이 어우러진 ‘오토라이브러리’가 자동차 쇼룸이 아닌 도서관과 같은 강렬한 첫 인상을 안겨줬습니다. 일본 유명 서점 브랜드 츠타야를 운영하는 CCC와 손잡고 탄생한 이 공간은 평범한 전시장을 예상한 제 기대를 기분 좋게 배반했습니다.
서아키텍스와의 재협업으로 탄생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사진=표진수기자)
현대차가 지난 22일 리뉴얼 오픈한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2014년 개관 이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자동차에 대한 모든 취향을 담은 놀이터’라는 콘셉트 답게, 헤리티지(역사)부터 라이프스타일, 레이싱까지 자동차의 모든 면을 담은 문화공간으로 변모했습니다.
특히 개관 당시 설계를 맡았던 서아키텍스와의 재협업으로 탄생한 이 공간은 파이프와 강판 등 자동차 공장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컨텐츠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설계됐습니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전시가 아닌, 사람들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진정한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변화가 곳곳에서 체감됩니다.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세계 각국의 레이싱 포스터가 전시된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1층 오토라이브러리를 천천히 둘러보니 츠타야의 세련된 큐레이션 노하우가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헤리티지 섹션에는 현대차의 옛 제품들과 희귀한 빈티지 아이템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전 세계 수집가들의 손이 닿은 희귀 미니카와 세월의 흔적이 담긴 엠블럼들을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아이템들이 실제 판매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팔리면 바로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돼 방문할 때마다 다른 발견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자동차 매니아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 펼쳐집니다. 코너에는 레이싱 관련 서적들과 포스터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모터 스포츠의 역사와 전설적인 레이스들을 다룬 전문 서적부터 세계 각국의 레이싱 포스터까지, 자동차 매니아라면 보물창고 같은 공간입니다.
‘N 퍼포먼스 파츠월’에 전시된 부품들. (사진=표진수기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올라가면 1, 2층과는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10주년을 맞은 N 브랜드만의 스포티한 에너지가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곳의 백미는 현대차 신차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지난 4월 출시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벽면의 ‘N 퍼포먼스 파츠월’에는 N 브랜드의 핵심 부품들이 예술작품처럼 배치돼 있습니다. 게이밍 존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레이싱 시뮬레이션을 즐길 수 있습니다.
4층은 전기차의 세상입니다. 아이오닉 전용 전시 공간으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이오닉6 전용 트랜스미션 블루 매트 컬러 모델입니다. 차분하면서도 미래적인 블루 매트 색상이 전기차만의 세련된 감성을 한껏 드러냅니다. 108개의 다이캐스트(모형 자동차)로 구성된 거대한 벽면에서는 다양한 컬러 조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차를 구매할 때 이곳을 방문한다면 유용할 것 같습니다.
108개의 다이캐스트가 전시된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아이오닉 전용 전시 공간. (사진=표진수기자)
가장 윗층인 5층에는 이번 리뉴얼과 함께 새롭게 문을 연 ‘HMS 클럽 라운지’가 자리합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멤버십 가입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이곳은 신차 연구개발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전용 전시를 갖추고 있어, 진짜 자동차 애호가들의 아지트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현대차는 앞으로 카밋 등 동호회 프로그램과 전문가 토크쇼, 구루와 함께하는 시승 프로그램 등을 정기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로서 현대자동차는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자동차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며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은 폭넓은 자동차 문화와 다양한 취향을 경계 없이 아우르며,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그 문화를 완성해가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리뉴얼과 함께 새롭게 문을 연 ‘HMS 클럽 라운지’. (사진=표진수기자)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