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로봇 도입 협업부터…모베드·엑스블 숄더 현장 투입 ‘가시권’

모베드, 올 상반기 중 현장 투입 전망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 마무리 단계
인간 작업자 ‘협업 체계’ 경쟁력 부상

입력 : 2026-02-25 오후 2:25:4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모베드(ModED)’를 시작으로 제조 현장에 로봇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며 로보틱스 기반 생산 체계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습니다. 당장 휴머노이드 로봇을 현장에 투입하기에는 기술적 완성도와 노동조합 반발 등 여러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작업자와 협업이 가능한 로봇부터 현장에 들여 제조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차의 모베드 상용화 모델 및 탑 모듈 결합 콘셉트 모델. (사진=현대차)
 
모베드는 지난달 29일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평가에서 ‘적합 등록’ 판정을 받았습니다. 통상 적합성 평가를 통과하면 실제 제품 출시까지 1~3개월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시장 출시와 현장 투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모베드는 너비 74cm, 길이 115cm 크기의 이동식 플랫폼 로봇으로, 최고 속도는 시속 10km이며 1회 충전으로 4시간 이상 연속 주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프로 모델에는 AI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라이다·카메라 융합 센서가 탑재돼 복잡한 실내외 환경에서도 장애물을 인식하고 안정적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물류 운반이나 순찰, 안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제조 현장 외에도 활용 범위가 넓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힙니다.
 
현대차그룹은 모베드 투입과 함께 착용형 로봇 ‘엑스블 숄더’의 현장 적용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엑스블 숄더는 상완부의 근력을 보조해 반복 작업에서 발생하는 근골격계 부담을 줄여주는 웨어러블 장비입니다. 작업자의 피로도를 낮추고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차체 조립이나 상부 작업 비중이 높은 공정에서 특히 실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제조 현장에 즉각 활용 가능한 로봇의 도입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자동차산업의 급격한 전동화 전환이 있습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생산공정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훨씬 복잡해졌고, 단순 자동화 설비만으로는 이 변화에 대응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따라 인간 작업자를 보조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장 전체를 유기적으로 운영하는 ‘협업 체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엑스블 숄더 활용한 윗보기 작업 및 스팟 AI 키퍼 품질 검사 과정 시연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를 제조업과 결합하는 전략에 속도를 내면서도, 단계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장 적응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이동형·착용형 로봇을 먼저 투입해 실증 데이터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기술 성숙도와 현장 수용성을 동시에 높이는 점진적 전략인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행보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로봇 도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테슬라가 자사 공장에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투입을 추진하는 등 미래 제조 패러다임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로보틱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로봇 도입에 따른 노동 현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도 현대차그룹이 넘어야 할 과제입니다. 회사는 로봇이 작업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보조해 노동자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엑스블 숄더처럼 작업자가 직접 착용해 신체 부담을 줄이는 방식은 이러한 메시지를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사례로 꼽힙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단계적 접근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생산 경쟁력 전반을 재편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가는 방향은 로봇을 보여주기가 아닌 실제 생산성 향상의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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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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