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가 트럼프 행정부의 25% 고율 관세 부담 속에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새로운 돌파구가 생겼습니다. 자동차산업 특성상 할부 금융 의존도가 높아 금리 변동이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차의 실적에 있어 중요 부분을 담당하는 리스 상품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청사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 연준이 최근 기준금리를 4.25~4.5%에서 4.0%~4.25%로 0.25%p(포인트) 인하하면서 차량 할부금리 하락과 수요 증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수준이 “여전히 약간 제약적”이라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금리 인하가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효과는 상당합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고금리로 인해 미국 내 60개월 신차 대출 평균 이자율은 7%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금리로 인해 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위축된 상황입니다.
자동차 리스의 경우 금리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 특성을 갖고 있어, 금리 인하 시 월 리스료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리스 상품은 금리가 1%p 하락할 경우 월 납입금이 7~1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비자 부담 완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니다.
현대차의 전기차 리스 비율은 60%, 기아는 60~70%에 달합니다. 따라서 미국 내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등 이 본격 가동되고 경쟁력 있는 금융 상품을 조합할 경우 관세 부과에 따른 부담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현재 현대차가 직면한 관세 25% 부담은 여전히 큰 도전 과제입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일부 차량을 제외한 대부분의 차량을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세 부담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금리 인하로 인한 수요 증가 효과가 일부 관세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미국 판매량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 18일 뉴욕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미국 금리 인하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공식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전체 판매의 약 90%가 금융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금리 변동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입니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법인(HMA·Hyundai Motor America)을 통해 자동차 판매 금융을 제공해 금리 인하 수혜를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미국 내 친환경차 전략도 금리 인하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초기 구매 비용이 높아 금융 지원에 더욱 의존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리스차 비율이 큰 현대차의 전략이 금리 인하 국면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 소비자들이 구매보다 리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 개선과 충전 인프라 확산으로 차세대 모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2~3년 후 새로운 모델로 갈아탈 수 있는 리스 상품의 매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대차의 경쟁사들도 금리 인하 수혜를 받겠지만, 토요타나 혼다 등 일본 브랜드들은 여전히 구매 중심의 판매 전략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민감도가 높은 리스 상품에서 현대차가 상대적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