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 실세 부각…부담은 '대통령 몫'
 
'그림자 대통령' 비판에 기름을 부은 격. 여당 그 누구도 김 부속실장에게 쓴소리를 못 하는 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야당에서 "최고 존엄이냐"(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라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 와중에 김 부속실장의 과거 발언까지 소환, 김현지 이름 석 자를 둘러싼 의혹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실제 그는 2022년 9월1일 국회 본회의장에 있던 이 대통령(당시 민주당 당대표)에게 "전쟁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검찰이 대장동·백현동 의혹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하자, 국회의원의 일개 보좌관이 검찰과의 전쟁을 선언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부인했지만,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후보자를 사퇴시킨 것도 김 부속실장의 전화 한 통이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시 최전선에서 '강선우 방탄'에 나섰다. 이쯤 되면 '정청래 위 김현지'다. '진짜 실세'는 꼭꼭 숨은 채 김 부속실장만 정권 2인자로 부각되는 아이러니의 연속. 이것이 이재명정부의 현주소.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정공법. 관행이든 아니든, 공직자가 국민 앞에서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상식 중 상식. 이는 좌우 문제도, 여야 문제도 아니다.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그간 관행을 깨고 출석하면, 성역화 논란은 종결. 
 
정권 스스로 성역화 논란을 자초하는 사이,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하락세. 지난달 29일 공개된 <리얼미터·에너지경제> 정례조사(22∼29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지지율은 52.0%로, 3주 연속 하락했다. 하락 폭은 4%포인트. 
 
그사이 부정 평가는 4.9%포인트 상승. 이 같은 추세는 다른 여론조사도 엇비슷.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가 역사에 준 교훈. "권력의 칼날 위는 매섭지만, 동시에 언제나 위태롭다." 제아무리 버텨봐도 화무십일홍(열흘이나 붉게 피울 꽃은 없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의 무작위 생성 표집 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최신형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