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장동혁의 '오판'

[최신형의 정치인사이드] 난데없는 '윤석열 면회'…보수 죽이는 '정치적 자해행위'

입력 : 2025-10-21 오후 3:05:04
장동혁(앞줄 가운데)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극우에 발 걸친 제1야당…' 악수 중 악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자인 윤석열을 기어코 면회했다. 정치적 명분 없는 양다리 정치. 그야말로 최악의 '하지하 정치'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와중에 터진 장 대표의 돌출 행위. 조희대(대법원장) 음모론을 시작으로, 김현지(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그림자 실세 의혹, 10·15 부동산 대책 논란 등 '3중 악재' 속에서 나온 제1야당 대표의 헛발질. 명백한 자충수다. 
 
'내란의 밤' 아직도 꿈꾸십니까
 
이어지는 의문. '도대체 왜?' 장 대표의 독단적 행위였다. 당 지도부와 논의하지 않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패싱했다. 그 대신 가장 오른쪽에 선 김민수 최고위원만 동반했다. 
 
애초 장 대표의 면회는 비밀에 부쳐졌다. 윤석열 면회 사실이 알려진 것은 하루 뒤인 18일. 그것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공개. 메시지는 간결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 좌파 정권으로 무너지는 자유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김 최고위원도 비슷한 시각에 면회 도중 눈물을 흘린 사실을 전한 뒤 "단결해서 싸우자"라며 "이겨야만 하는 싸움이다. 자유대한민국을 꼭 지켜내자"라고 했다. 
 
망상의 극치. 착각은 자유. 대통령 파면을 부정하는 극우 선동. '내란의 밤'을 다시 꿈꾸는 일장춘몽. 전 국민을 상대로 한 극우 투쟁 선언 아닌가. 그 자체로 대선 불복을 공표한 제2의 내란 선동이자 해당 행위. 
 
보수의 품격은 온데간데없고 비루한 판단력만 남았다. 그 현실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기댄 제1야당. 과거 보수 정당의 정풍운동을 바라는 것은 그야말로 호수 위 달그림자. '무능·무지·무도'만 남은 3무 정당. 제1야당의 민낯이다. 
 
장동혁과 1731만3162명의 싸움
 
윤석열씨가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장 대표 말대로 단 하나와 싸워야 한다. 극우 망상과. 윤석열·전한길 등의 아스팔트 극우와 '연합할 거냐, 절연할 거냐.' 중간 항은 없는 양자택일의 기로다. 국민의힘 107명 현역 의원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다. 특히 지난 21대 대선 당시 범보수 후보를 찍은 1731만3162명(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1439만5639표+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291만7523표)의 '정치적 명분'이 달린 문제 아닌가. 
 
하지만 걷어찼다. 제1야당 대표에게 중요한 것은 1731만3162명보다 본인의 정치적 이익. 단견이다. 스스로도 인지했다. 그조차도 윤석열 면회의 명분 부재를 의식했다는 얘기다. 애초 장 대표가 윤석열 면회를 약속한 것은 지난 7월31일. 약속한 지 90여일 만이자 제1야당 대표에 오른 지 50여일 만에 약속을 이행한 셈이다. 
 
약속은 지켰지만, 그는 드러내기를 주저했다. 지난 17일 면회도 당 지도부와 논의 없이 독단적으로 했다. 면회 직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침묵했다. 하루 뒤인 지난 18일 주말 오후 4시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짧게 알렸다. 자세한 대화 내용도, 대대적인 홍보도 없었다. 장 대표 역시 명분 부재를 의식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회를 강행한 이유. 아스팔트 극우에 보수 적자를 각인하려는 정치적 술수. 그만큼 당 내부에 리더십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 윤석열을 앞세워 국민의힘 내부 이니셔티브(주도권)를 확보한 뒤 당내 그립을 강하게 쥐려는 포석. 보수의 비주류인 장 대표의 고육지책. 
 
열 번 양보해도 정치적 명분 없는 행위다. 명백한 오판이 부른 제1야당 대표의 악수. 그 자체로 제1야당 대표의 사익 추구 행위다. 명분 없는 극우 행진을 멈추시라. 함량 미달의 보수 정치인을 마주하는 것은 그 자체로 비극. 1731만3162명 대다수가 원하는 건 눈떠보니 '극우 아스팔트 정당'이 아닌 내란 우두머리와의 결별. 역행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 선택은 장 대표의 몫. 무운을 빈다. 
 
최신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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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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