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재점화…코스피, 3600선 아래로

트럼프 '100% 관세' 발언 여파에 반도체·대형주 약세
코스닥, 개인 매수세에 소폭 상승…2차전지·로봇주 강세

입력 : 2025-10-13 오후 4:31:38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첫 3600선을 돌파한 지 하루 만에 3580선으로 밀려났습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와 환율 급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적 발언이 하락 폭을 다소 진정시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05포인트(0.72%) 하락한 3584.55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전일 대비 63.04포인트(1.75%) 하락한 3547.56으로 출발해 장중 2.44%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개인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 폭을 다소 줄였습니다. 개인이 홀로 1조186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312억원, 547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4.70%), KB금융(105560)(-1.06%), NAVER(035420)(-1.87%) 등은 내렸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0.14%), 현대차(005380)(+0.69%),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59%), 두산에너빌리티(034020)(+4.16%), HD현대중공업(329180)(+0.39%) 등은 상승했습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주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삼성전자(005930)(-1.17%)와 SK하이닉스(000660)(-3.04%)가 하락했습니다. 두 종목은 지난달 30일부터 신고가를 연일 경신했지만 미·중 무역 전쟁 재점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비판하며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 중심의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엔비디아(-4.89%), 테슬라(-5.06%), 애플(-3.45%)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12일 자신의 SNS에 "중국을 걱정할 필요 없다. 우리는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며 유화적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은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며 단지 한순간의 실수를 했을 뿐이다. 그는 자국의 불황을 원하지 않고 나 또한 마찬가지"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행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타코(TACO) 트레이드'로 불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타코 트레이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에는 강경한 조치를 내놨다가도 반발이 커지면 물러서는 태도를 풍자한 표현으로 단기 낙폭 완화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말 사이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국내 증시가 하락 출발했다"며 "최근 유동성과 인공지능(AI) 모멘텀, 미·중 정상회담 기대감 등 낙관론이 과도하게 반영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악재가 유입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1.00포인트(0.12%) 오른 860.49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전일 대비 13.73포인트(1.60%) 내린 845.76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840.28까지 하락했으나 장중 860선을 회복했습니다. 개인이 1172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06억원, 137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린 흐름을 보였습니다. 에코프로비엠(247540)(+4.09%),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4.40%), 에코프로(086520)(+4.40%), 파마리서치(214450)(+3.14%), 리가켐바이오(141080)(+0.53%), HLB(028300)(+6.35%) 등이 상승했습니다. 반면 알테오젠(196170)(-3.69%), 펩트론(087010)(-4.41%), 에이비엘바이오(298380)(-2.56%), 삼천당제약(000250)(-2.87%)은 하락했습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8원 오른 1425.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26.05포인트(0.72%) 내린 3584.55로 장을 마감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종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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