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즌 도래…임기 만료 증권사 CEO '주목'

KB 김성현·이홍구, 하나 강성묵 등 12월 임기 만료
실적·사고 등 이력에 올해 말 신규 사업 인가도 '변수'

입력 : 2025-10-20 오후 3:48:26
[뉴스토마토 이보라·김주하 기자] 이재명 정부 들어 코스피 급등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로 다수 증권사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말부터 주요 증권사 CEO들의 임기가 만료됩니다. 통상 실적과 금융사고, 금융당국 제재 이력 등이 CEO 임기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말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신규 인가 발표가 예정되어 있어, 업계에서는 인가 획득 여부가 막판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자기자본 기준) 가운데 KB증권의 김성현, 이홍구 대표와 하나증권의 강성묵 대표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2019년 대표직에 취임한 김성현 대표가 6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2023년 초 대표 자리에 올라 올해 초 연임된 하나증권의 강성묵 대표 역시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됩니다. KB증권은 충당금 여파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소폭 감소했으며 하나증권 역시 상반기 역성장해, 하반기 실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주 차원의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선임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추측됩니다. 
 
2024년에 선임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초 한차례 연임했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됩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한국 증권사 최초로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고 글로벌사들과 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벨기에펀드의 전액 손실로 인해 금감원의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미섭·허선호 미래에셋증권(006800) 대표,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005940) 대표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연금자산과 해외 주식 잔고 5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7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는 오익근 대신증권(003540) 대표 역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됩니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 4연임이 됩니다. 대신증권은 올해 초 종합금융투자사에 지정되며 국내 10번째 종투사가 됐습니다. 오 대표는 김성현 KB증권 대표와 함께 1963년생 동갑으로 업계 최고령 CEO 이자, 장수 CEO에 속합니다. 
 
업계에서는 CEO 연임 여부가 기업 실적에 크게 좌우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사고나 당국으로부터 제재 이력 등도 감안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올해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신규 사업 인가가 예정되어 있어 CEO들의 주요 성과로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올해 말과 내년 초 CEO 임기가 도래하는 증권사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IMA를,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상태입니다. 자기자본을 레버리지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업의 인가를 획득할 경우 새로운 수익원이 될 뿐 아니라 기존보다 레벨업이 가능해, 각 사들은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학계 관계자는 "성과가 좋으면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이는 절대적인 수치보다는 '상대적 성과'가 더 중요하다"며 "내부 통제나 금융사고 등의 경우에도 대표의 직접적인 관리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전·사후 대응을 얼마나 적절히 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안을 책임지고 수습할 수 있는 리더라면 오히려 신뢰를 얻는 경우도 있다. 반면 과실이 명확할 경우에는 연임이 어려워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에는 책무 구조가 강화되면서, 사고의 책임이 CEO에게 직접 있는지, 혹은 조직 내 다른 임원의 관리 소홀에 따른 것인지까지 세밀하게 따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보라·김주하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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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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