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재운항 2년 만에 항공기 20대 보유를 눈앞에 둔 이스타항공이 등받이가 젖히지 않는 비행기를 들여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추석 연휴 대목을 앞두고 부랴부랴 시트 교체에 나섰지만,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내부 점검이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포국제공항에 주기된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9월16일과 19일 각각 16~17호기, 18호기를 이달 19일에는 19호기를 새로 도입했습니다. 문제는 이 4대 모두 좌석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지 않은 상태로 국내로 들여왔다는 점입니다. 이스타는 뒤늦게 해당 사실을 확인하고 대만 정비업체를 통해 시트 교체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회사는 추석 연휴 특수를 노려 3대의 시트 교체를 완료해 노선에 투입했지만, 나머지 1대는 전날 김포공항 격납고에서 가까스로 교체 작업을 마치고 이날부터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이 ‘등받이 조절 기능(리클라이닝) 불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내부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는 “대목인 추석 연휴 기간 항공기 4대 모두 투입되지 않은 데 따른 손실과 시트 교체 비용을 감안하면 경영층의 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스타가 도입한 기체는 189석 규모로 교체 비용만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두고 경영 정상화와 외형 성장의 이면에서 관리 체계가 부실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와 경영난으로 2020년 3월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이듬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고, 2022년 1월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인수했습니다. 2023년 3월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받으며 재운항에 나섰습니다. 당시 3대에 불과했던 항공기는 연말 20대 규모로 늘어났습니다.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희생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스타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2023년 매출은 1467억원에서 2024년 4612억원 올해는 6300억원이 전망되는 등 실적은 크게 불어났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환율 상승 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임금 억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지난해 임금 동결에 동참했던 조종사 노조에 올해도 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부에선 “실적 개선에도 최대주주 엑시트(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한 경영진이 인건비 절감으로 안전 인력을 압박한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이스타항공 홍보팀 관계자는 “항공기 도입 및 검수 과정에서 도입일과 상용 투입일에 시차가 조금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시트 교체 작업 관련된 내용은 영업 기밀에 해당해 밝히기 어렵다. 4대 모두 국토부에 신고한 사업 계획 대로 투입돼 영업손실은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